한국의 164배… 中전기차 무서운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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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국내 12만대 팔려 세계1위… 구매자-제조사에 대규모 보조금
충전소 등 인프라 투자도 늘려

올해 상반기(1∼6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브랜드는 중국의 비야디(比亞迪·BYD)다. 판매량은 총 4만3544대. 미국의 테슬라(2만9190대)보다 약 1만4000여 대나 많은 판매량이다.

중국에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제조업체들을 지원하며 인프라 구축에 뛰어든 가운데 한국이 획기적인 정책 없이는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KOTRA 선양(瀋陽)무역관에 따르면 상반기 세계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린 나라는 중국이다. 총 12만2678대가 팔렸다. 2위는 미국(6만4057대), 3위는 노르웨이(2만2461대), 4위는 프랑스(1만8631대), 5위는 일본(1만2846대)다. 지난해에도 중국 시장에선 33만1092대의 전기차가 팔려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고작 745대에 불과하다. 중국의 약 164분의 1, 일본의 약 17분의 1 수준이다. 중국과 한국의 인구비율을 고려해도 중국은 1만1300명당 1대를 구입한 반면 한국은 6만9300명당 1대를 구입한 것이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34.4%, 미국 20.9%, 노르웨이 6.2%였다. 한국의 점유율은 0.14%였다.

글로벌 판매량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세계 전기차 판매 순위 20위 안에 든 중국 업체가 9곳이나 됐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구매자와 제조업체에는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전국에 운행 인프라, 충전소도 늘리고 있다. 정부 주도로 전기차 생산라인을 늘리고 있으며 미국, 일본 업체와의 경쟁을 위해 자국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올해 목표 전기차 판매량인 8000대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 7255대가 팔려야 목표를 채울 수 있지만 아직 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소비자들이 쉽게 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국내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경쟁력을 가지려면 배터리 용량이 10배는 커져야 하는 등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부족한 기술을 중국 정부가 인프라 확대로 보충한다면 생각보다 전기차 시대가 빨리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nabi@donga.com·박은서 기자
#중국#전기차#보조금#충전소#인프라#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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