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경주 이전후 지역사회 활력… “서라벌 경제지도 다시 그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직원 1300명 옮기며 경제파급 효과… 6개월사이 경주에 생동감 불어넣어
기업 자금난 해소 위해 1000억 쾌척… 3년內 관련 기업 100개 유치 계획

25일 이상억 경주시 경제산업국장(가운데)과 시 직원들이 한국수력원자력 등 지역 기업과의 협력 증진과 외부 기업 유치를 위한 전략회의를 하면서 의지를 다지고 있다. 경주=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25일 이상억 경주시 경제산업국장(가운데)과 시 직원들이 한국수력원자력 등 지역 기업과의 협력 증진과 외부 기업 유치를 위한 전략회의를 하면서 의지를 다지고 있다. 경주=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서 지역협력팀장으로 근무하는 최상우 씨(57)는 토요일이던 27일 직원, 가족과 함께 경북 경주시 곳곳을 둘러보는 문화탐방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최 씨는 “서울에서 근무할 때보다 환경이 훨씬 좋다”며 “아침 출근 때마다 시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인 조명희 씨(53)도 “집 옆에 월지(月池·안압지)가, 뒤에는 황룡사 터가 있다”며 “한수원과 경주가 함께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올 3월 경주시 양북면으로 이전한 한수원이 “서라벌의 경제지도를 다시 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직원 1300명과 가족 3000명에 이르는 인구뿐 아니라 세계 3위 에너지 기업으로서 경주 전체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전 직후인 4월 한수원과 경주시는 상생협력기구를 만들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추진했다. 우선 한수원은 경주지역 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1000억 원을 내놨다. 여기에 경주시의 지원금 1000억 원을 더해 2000억 원을 기업운영자금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600여 개 기업이 지원을 신청한 상태다. 최저 금리인 데다 이자를 상당 부분 보전하기 때문에 기업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도 한수원 이전으로 연간 지방세 수입의 13%인 400억 원을 더 확보하게 됐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자리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자리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경주시 제공
한수원은 3년 안에 관련 기업 100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KPS는 원전종합서비스센터를 경주에 건립하기로 했다. 직원이 190명인 한전KDN의 전력정보기술사업소가 5월 경주로 이전하는 등 중견기업들의 ‘경주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KDN 안명찬 기술정보팀장(52)은 “서울에서 20년 근무할 때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경주지역 문화유적 탐방이 이제 일상생활이 됐다”며 “좋은 경주 기업이 되도록 애정을 갖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도 한수원 이전을 계기로 기업 유치 등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사협력과 등 기업 활성화 부서를 확대하고 산업단지를 넉넉하게 조성하고 있다. 현재 조성 중인 곳까지 포함해 경주의 산업단지는 31곳으로 1376만 m² 규모다. 최근 3년 동안 유치한 기업은 216개, 현재 경주의 기업은 총 1800여 개다.

한수원 이전을 시작으로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국제원자력기능인력교육원, 원자력기술표준원 등 경주에 들어설 에너지 기업 및 연구기관은 경주의 경제력을 이끄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문관광단지에 지난해 개관한 화백전시컨벤션센터(하이코)는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산업의 중심이다. 고속철도(KTX) 신경주역 역세권인 건천읍 일대에 2020년까지 신도시도 들어선다.

이상억 경주시 경제산업국장은 “기업들이 경주에서는 반드시 성장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확고하게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한수원#경주이전#지역사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