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세상 구할 악당이 온다! 빛나는 애마 ‘인피니티 G35’를 타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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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기자의 아, 저 차 영화에서 봤어!

악당이 멋있어졌다. 언제부터인지 영화 속에서 영웅보다 악당이 더 주목받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과거에 단순히 착한 모습만 보여 주던 단편적인 영웅의 모습이 점차 선악이 공존하는 식으로 바뀌는 모습도 보인다. 바야흐로 ‘나쁜 놈들 전성시대’다.

왜 악당이 주목받게 됐을까. 그 특유의 솔직함과 자신감, 제멋대로 하는 행동들이 우리 마음 속 한구석의 공감을 자아내기 때문은 아닐지. 동시에 그가 가진 힘과 재력이 부러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사실 영웅을 위협할 수준의 악당이 되려면 영웅을 위협할 정도의 ‘능력’은 필수적이니. 그래서 악당의 차도 같이 멋있어졌나 보다. 악당을 더 돋보이고 강하게 보이게 하려면 그가 타는 차도 당연히 그래야 할 터. 악당이 떼로 등장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도 악당의 차가 등장하는데, 바로 ‘악당 중의 악당’인 조커가 타는 ‘조커 모빌’이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등장하는 ‘베이도르 인피니티 G35’. 인터넷 화면 캡쳐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등장하는 ‘베이도르 인피니티 G35’. 인터넷 화면 캡쳐
영화 속에서 조커가 그의 연인 할리 퀸과 함께 타고 다니는 조커 모빌은 그리 길게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화려한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조커의 상징색 중 하나인 보라색으로 치장된 이 차는 고담 시에서 ‘밤의 왕’으로 군림하는 조커의 광기를 드러낸다 (그래도 새하얀 시트과 메탈로 치장된 내부에는 한번 앉아 보고 싶긴 하다).

이 차는 언뜻 보면 람보르기니를 닮았지만 사실 양산형 차는 아니다. 인피니티 G35를 기반으로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는 튜닝 전문 업체 ‘베이도르(Vaydor)’가 개조한 ‘베이도르 인피니티 G35’ 모델이다. 사실 엔진 등 동력전달계 정도만 G35일 뿐 나머지는 거의 새로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이 차를 만드는 데 6만 달러(약 6759만 원)가량 들었다고. 화려한 겉모습에 비해 그리 비싸지는 않은 느낌이다. 참고로 인피니티 G35는 단종되기 전 국내에서 4980만 원 정도에 판매됐다. 미국이 워낙 튜닝이 활성화된 나라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저렇게 화려한 차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구나 싶다.

앞서 유명했던 악당의 차로는 ‘007 스펙터’에 등장한 재규어의 스포츠카 ‘C-X75’가 있다. 007 스펙터를 계기로 재규어는 아예 브랜드 이미지를 ‘멋진 영국인 악당이 타는 차’로 광고하기도 했다. 다소 클래시컬한 매력을 뽐냈던 본드카인 애스턴마틴과 대비돼 강한 힘과 최신 기술을 가진 듯한 이미지를 드러냈다.

한국영화에서 이에 비견될 만한 주연급 악당의 차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 ‘베테랑’에서 안하무인 조태오가 탔던 포드 ‘머스탱’ 정도? 그러고 보니 요즘 악당들은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는 스포츠카 마니아인가 보다. 주로 마피아나 ‘조폭’으로 등장한 과거 악당들은 ‘회장님 차’를 타고 나타나서 품격 있는 ‘척’이라도 했는데, 요즘은 그럴 필요도 없어진 거 아닐까.
김성규기자 sunggyu@donga.com
#인피니티#g35#영화#수어사이드스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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