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企 공공조달시장, 대기업에 빗장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2일 03시 00분


조달품 품질 향상 위해 경쟁 강화… 20兆 중 4兆∼6兆 규모 개방 추진

공공조달에서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었던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시장이 중견 및 대기업에도 일부 개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지 10년이 지나고 생산업체가 10∼20개 이하이면 경쟁제품에서 제외되는 ‘경쟁제품 졸업제’가 도입된다.

11일 기획재정부와 조달청에 따르면 공공조달 관련 유관부처들은 이런 내용의 ‘중소기업 지원정책 개선안’을 마련해 논의 중이다. 120조 원(지난해 말 기준)에 달하는 공공조달 시장에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시장규모는 약 20조 원으로 전체의 16.7%에 해당한다. 정부는 개선안이 실행되면 20조 원 가운데 4조∼6조 원 정도가 중견 및 대기업에 개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선안은 조달물품의 품질을 끌어올리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 간 경쟁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2006년 1월 1일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제도가 시행된 이후 빌딩자동제어장치, 조명제어장치 등 204개 품목은 ‘중소기업의 판로를 보장한다’는 이유로 중견·대기업의 진입이 제한됐다. 하지만 보호 중심의 정책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품질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중소기업계에선 개선안이 오히려 중소기업의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보호막이 사라지면 중소기업과 중견 및 대기업 간 가격경쟁이 벌어져 중소기업이 고사(枯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공공조달#대기업#경쟁제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