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별세…향년 93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7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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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사진)이 7일 오전 3시 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구 명예회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동생이다. 구 명예회장은 LG창업 세대 중 마지막까지 생존한 인물로 LG창업주 1세대가 모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춘강 구재서 선생의 4남으로 태어났다. 1950년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럭키화학(현 LG화학) 전무로 기업인으로의 첫 발을 내딛었다.

고인은 1958년 4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6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1973~1974년 무임소장관(현 정무장관), 1976년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뒤 1982년 LG그룹 창업고문으로 복귀해 다시 기업인의 길을 걸었다.

구 회장과 동생 고 구평회 E1명예회장(5남),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6남) 등 3형제는 2003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를 통해 LS그룹을 설립했다. 이때 경영권 분쟁 없이 조용히 계열 분리가 완료됐다. 당시 “욕심을 부리지 말고 순리대로 따르라”는 것이 고인의 뜻이었다. 재계에서는 LS의 계열 분리를 ‘무욕(無慾) 경영’으로 부른다.

고인은 LS그룹의 형제 경영 기틀을 마련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형제들의 공동 경영은 2013년 구자홍 LS그룹 초대회장(현 LS-니꼬동제련 회장)에 이어 사촌동생 구자열 LS그룹 회장(구평회 회장 장남)이 그룹 회장직을 승계하면서 빛을 발했다.

고인은 2009년 부인 고 최무 여사(2012년 작고)와 결혼 70주년을 맞았다. 장남 구자홍 회장은 “두 분이 반세기 이상 해로하고 영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존경과 배려의 힘이 큰 것 같다”며 “앞으로도 가족 모두가 이러한 두 분의 정신을 이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자녀들과 1인 당 3만 원 정도의 식사를 즐겼다. 고인은 재벌가로서는 다소 소박한 이 식사 모임을 ‘3만 냥 클럽’으로 이름 붙였다.

유족으로는 구자홍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 근희 혜정 씨 등이 있다. 장례는 LS그룹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2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 11일 오전 9시 반, 장지 경기 광주 오포읍 매산리 광주공원묘원. 02-3010-2631.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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