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창업은 청년들의 놀이터… 스웨덴, 신설법인의 30% 차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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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급변한 것은 고용시장을 대하는 청년들의 새로운 태도다. 청년들은 이제 더 이상 급여를 최우선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 대신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다. ―청년실업 미래보고서(피터 보겔·원더박스·2016년)

요즘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만나면 “뽑을 사람이 없다”는 말을 종종 한다. 기업이 필요한 능력을 갖춘 구직자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대학 등 교육기관들이 학생들을 기업의 수요에 맞게 잘 가르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각도로 청년 실업을 분석한다.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철학 변화를 주목한다. 요즘 청년들이 자신의 가치관에 잘 맞는 일터,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더 강렬히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5년 스티브 잡스가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한 연설이 유독 청년들의 환호를 받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시 잡스는 “계속 찾으세요. 안주하지 마세요. 우직하게”라고 말한 바 있다. 자기 철학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이 늘어나면 ‘취업 장수생’이 증가하고 실업 문제도 도드라진다.

이 책이 제시하는 해법은 달라진 청년들의 철학에 맞는 실업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대안은 ‘창업 지원’이다. 청년들이 각자의 가치관에 맞는 사업을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은 자기 역량을 발휘하려는 청년들의 놀이터가 된다. 국가나 기업에는 장기적 투자가 되는 셈이다. 청년들은 창업에 실패해도 그 과정에서 몸으로 배우는 게 있다. 기업들은 창업을 시도하는 이들을 관찰하고 채용하기도 한다.

실제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수많은 유럽 국가들이 실업자들의 창업을 대대적으로 지원해 효과를 보고 있다. 실업자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면 정부가 심사해 창업자금을 대주는 식이다. 창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는 않는 편이다. 그 결과 신설 회사 중 실업자가 창업한 법인의 비중이 스웨덴에서 30%, 프랑스에서 25%가 됐다. 정부가 청년의 가치관 변화를 읽고 실업 정책의 혁신을 꾀하면 실업 문제가 쉽게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스웨덴#신설법인#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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