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알호가일 “위례-동탄 둘러보고 감탄… 신도시사업 낙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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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채 신도시건설협약 위해 내한, 알호가일 사우디 주택부 장관

“헬기로 한국의 신도시들을 직접 둘러보면서 감탄했습니다.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두 배 규모의 신도시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짓는 사업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마제드 알호가일 사우디 주택부 장관(사진)은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내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알호가일 장관은 24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과 향후 10년간 10만 채의 주택을 건설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사우디 주택 분야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대우건설·한화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게 될 사우디의 ‘다히야트 알푸르산’ 신도시 사업은 현지에 인구 60만 명을 수용할 아파트, 타운하우스, 빌라 등 총 10만 채의 집과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만 최대 200억 달러(약 23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본계약이 이뤄지면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건설 사업이 된다. 현장에 상시 고용될 한국 근로자만 연간 3000∼4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고용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알호가일 장관은 24일 협약식을 마친 뒤 헬기를 타고 위례신도시와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등을 둘러봤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우건설 주택전시관도 찾았다. 그는 “한국 신도시의 수준이 상당하다고 느꼈다”며 “도시 형태나 주택, 기반시설 등이 전 세계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올 하반기에 본계약이 순조롭게 이어질 것으로 낙관했다. “대우건설·한화건설의 신도시 조성 경험이 풍부하고, 사우디 굴지의 건설사인 SAPAC도 참여했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 사업은 사우디 측이 직접 한국 측에 요청해 추진되는 프로젝트다. 그는 “한국은 1970년대 이후 사우디 인프라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믿을 수 있는 파트너여서 우선적으로 요청했다”며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해 협력 문제를 논의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사우디의 주택 보급률은 60%대로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사우디는 올해 초 7년간 4000억 달러(약 464조 원)를 투입해 주택 150만 채를 짓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주택·신도시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알호가일 장관은 “인구의 70%가 30대 이하여서 향후 5∼10년간 주택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도 민생 복지 차원에서 관심이 큰 사안이라 기업들이 주택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저유가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재정 악화로 사업이 취소·지연되거나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알호가일 장관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공사가 늦어진 것은 유가 하락 때문만은 아니며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민영화를 추진하는 등 경제 구조 개편 과정이 일시적으로 맞물렸기 때문”이라며 “유가도 2017∼2018년경에는 균형 가격인 배럴당 60∼80달러 정도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알호가일#사우디아라비아#신도시건설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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