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불황에도 태양광은 쨍… 국내업체들 투자 러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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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유가와 불황 속에서도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잇따라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투자를 늘린 곳은 한화큐셀이다. 한화큐셀은 지난해부터 총 529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진천과 음성에 각각 1.5기가와트(GW) 규모의 셀 공장과 1.6GW규모의 모듈 공장을 건설했다. 두 공장은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곳에 새로 고용된 인원만 1100여 명에 이른다.

LG전자는 총 5272억 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 사업장 태양광 생산라인 8개를 2018년 상반기(1∼6월)까지 14개로 늘리기로 했다. 태양광전문기업 신성솔라에너지는 충북 증평 태양전지 공장 증설과 운영자금 확보 등을 위해 총 318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 규모의 경제로 경쟁력 확보

국내 업체들이 증설에 나서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로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태양광 시장은 지난해(56GW)에 비해 21% 증가한 68GW로 전망된다.

태양광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업황이 부진하다가 최근 본격적인 해소 국면에 이르면서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10년 말 공급과잉이 시작돼 2014년 상반기까지 업황이 안 좋았다”며 “해외 많은 업체가 2014년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한화큐셀과 신성솔라에너지는 모두 2011∼2014년 4년 연속 적자를 내다가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공급 과잉 당시 유럽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대거 사라진 것은 국내 업체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공급 과잉이 한창이던 2012년 독일 태양광 업체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한화큐셀로 통합해 셀 생산 규모 기준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선제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키운 것이다.

○ 미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보다 우위 점해

미국과 중국, 일본 시장은 ‘세계 3대 태양광시장’으로 꼽힌다. 세계 태양광 모듈 공급량의 80%가량은 중국 업체들이 차지한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 태양광 업체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면서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찾고 있다. 신성솔라에너지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이 고효율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것도 현지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태양광 업계는 2020년까지는 업황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태양광에 대한 투자세액공제(ITC) 혜택을 연장하기로 해 태양광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당초 미국 정부는 태양광 설비에 대한 세금 공제율(현행 30%)을 내년부터 10%로 삭감할 계획이었으나 현행 수준의 혜택을 주는 기간을 2019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생산 원가도 낮아지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최근 6년 사이 태양광 모듈 생산 원가가 약 70% 하락했다”며 “태양광 전력 생산비용이 혁신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저유가 국면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태양광#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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