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중국 투자에 쏠리는 현상 경계 다양한 국가에 분산 투자 필요
인덱스형 펀드 선택하면 안전
지난달 말 도입된 해외 주식 투자 전용 펀드(비과세 해외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함께 올해 새로 등장한 절세 상품으로, 300개가 넘는 다양한 상품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해외 펀드에서 나타나는 중국 쏠림 현상을 경계하며, 다양한 국가나 상품에 투자해 투자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주간 900억 원, 판매 상위 20개 중 절반이 중국 펀드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후 2주일간(2월 29일∼3월 11일) 새로 개설된 계좌는 3만2706개이며, 가입 금액은 945억5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ISA 판매를 앞두고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과세 해외 펀드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많은 펀드는 ‘피델리티 글로벌배당인컴 펀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 90% 이상 투자하며, 글로벌 평균보다 높은 배당률을 보이는 고배당주와 배당금이 매년 늘어나는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이 펀드에 2주 동안 122억1700만 원의 자금이 몰렸다. 2위는 잠재 성장률이 뛰어난 베트남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펀드’로 60억1400만 원을 끌어모았다. 이어 ‘이스트차이나 드래곤A 펀드’, ‘신한BNPP 중국본토RQFII 펀드’, ‘KB 차이나H주식인덱스 펀드’ 등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가 나란히 3∼5위를 차지했다. 판매 상위 20개 펀드 중 10개가 중국과 관련된 펀드로 집계돼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선호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비과세 해외펀드만의 수익률은 집계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판매 중인 해외펀드의 지역별 수익률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주일 수익률이 가장 나쁜 지역은 중국(―1.93%)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브라질 펀드 수익률이 10.81%로 가장 높았으며, 러시아(4.77%), 유럽 신흥국(4.1%), 인도(1.3%) 등의 수익률이 비교적 높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 관리를 위해서는 단일 국가 상품에 집중 투자해서는 안 된다”며 “다양한 지역에 나눠서 투자하거나, 분산 투자 효과를 노릴 수 있도록 특정 산업이나 변동성을 낮춘 새로운 유형의 펀드에 나눠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분산 투자 필수, 인덱스형 펀드 등 활용해야
비과세 해외펀드 도입과 함께 판매가 시작된 310개 상품을 살펴보면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이 191개, 일본과 유럽, 미국 등 선진국 68개, 글로벌 분산 투자 26개, 헬스케어 등 섹터펀드 25개로 구분되어 있다. 또한 비과세 해외펀드 도입에 맞춰 자산운용사들은 베트남과 같은 국가나 시장, 헬스케어 등 특정 산업에 투자하는 테마 펀드까지 약 30개의 다양한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새롭게 나온 펀드 가운데 리스크(위험)가 비교적 낮은 인덱스형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투자 위험을 낮추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인덱스형 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각국 대표 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도록 설계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KB 차이나 H주식 인덱스 증권 자투자신탁’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의 등락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신한BNPP 유로 인덱스 증권 자투자신탁’은 유럽 증시의 유로스톡스50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일본, 유럽 증시에 투자하는 인덱스형 펀드 6개를 새로 내놓았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인덱스형 펀드는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에 비해 수익률 예측이 비교적 쉽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과세 해외 펀드는 2017년까지만 한시적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 후 10년 동안 매매차익, 평가이익, 환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15.4%)를 면제받을 수 있다. 유동완 연구원은 “2018년부터 펀드 신규 매수, 계좌 개설 등이 제한된다”며 “10년 비과세 혜택을 누리려면 장기적으로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도록 가입 이후 비과세 해외 펀드의 자산 재조정(리밸런싱)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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