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신청 4차례 반려끝 통과
1월 계획안에 보행로 신설 등 추가… 2022년 신라면세점 자리에 완공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갖가지 이유를 들어 4차례나 호텔신라의 신청을 반려, 보류하면서 4년 8개월이나 미뤄져온 서울 한옥호텔 사업이 드디어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1년의 설계 기간, 5년의 건축 과정을 거쳐 2022년에 서울 최초의 도심형 한옥호텔이 신라면세점 자리에 들어서게 된다.
서울시는 2일 열린 제4차 도시계획위원회가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 터에 지상 3층, 지하 3층, 91실 규모의 한옥호텔을 세우는 방안을 수정해 가결했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호텔신라는 2011년부터 한옥호텔 사업을 추진하면서 서울시로부터 총 4번의 반려 및 보류 지시를 받았다. 특히 올해 1월 보류 판정을 내리면서 도시계획위는 일제의 한국 병합을 진두지휘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기리는 사찰인 ‘박문사(博文寺)’ 터 및 유적을 보존해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해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가 ‘재벌 특혜’ 여론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이달 2일 통과된 한옥호텔 건립안은 1월에 제출됐던 계획안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1월 계획안과 마찬가지로 한양도성과 한옥호텔 사이의 거리는 29.9m가 유지됐다. 현 신라호텔 영빈관과 한옥호텔 사이에 보행로를 내고, 한옥호텔 후정(後庭)에 소나무 등을 추가로 심는 정도가 크게 달라진 점이다. 다만 신라호텔 구역을 지나는 한양도성 구간에는 야간 조명과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하는 내용이 추가됐으며, 신라호텔 내 박문사 유적(신라호텔 정문, 내부 계단 등)은 현재 상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1월 제기됐던 역사성, 교통 계획 문제 등이 보완됐고, 한양도성과의 이격 거리나 보행 연결성 등 공공성이 강화돼 한 달 만에 다시 승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결정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4전 5기’ 끝에 숙원인 한옥호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 사장은 전통미를 살린 한옥호텔이 기존 신라호텔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여러 차례의 보류, 반려에도 불구하고 강한 의지로 사업 추진을 독려해 왔다”고 말했다.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번 결정으로 서울 최초의 도심형 한국 전통 호텔이 건립되면 차별화된 관광숙박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관광도시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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