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항과 항공사 모두 ‘정시 운항’ 부문에서 세계 20위권에도 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연속 서비스 세계 1위’를 자부하는 인천국제공항이나 수송 능력 기준 세계 14위인 대한항공이 있는 국가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일본은 공항과 항공사 모두 최상위권에 들어 대조를 이뤘다.
18일 국제 항공 정보 제공 업체 ‘OAG’가 내놓은 ‘항공사 및 공항 정시운항 평가(On-time performance results for airlines and airport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이용객 2000만 명 이상 대형 공항 중 정시 운항률이 가장 높은 공항은 일본 도쿄(東京) 하네다 공항이다. 연평균 정시 운항률이 91.3%다. 그 뒤로는 87.7%의 독일 뮌헨 공항과 87.5%의 브라질 상파울루 공항이 뒤를 이었다. 정시운항률은 계획된 출발 및 도착시간을 기준으로 15분 이내에 출발과 도착이 이뤄진 경우를 뜻한다.
이 순위는 20위까지만 공개됐는데, 미국 댈러스 공항이 79.9%로 20위에 올랐다. 하지만 순위 내에 인천공항·김포공항·제주공항 등 국내 대형 공항의 이름은 없었다. 보고서에는 연간 이용객이 1000만∼2000만 명인 중형 공항과 1000만 명 미만인 소형 공항의 순위도 발표했지만 역시 국내 공항은 순위에 들지 못했다.
항공사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1위는 라트비아의 발트항공으로, 94.4%의 정시 운항률을 자랑했다. 2위는 파나마의 코파항공(91.7%), 3위는 브라질 저비용 항공사인 아줄(91.0%)이 차지했다. 그 바로 뒤로 일본항공(JAL)이 4위에(90.4%), 전일본공수(ANA)가 5위(89.7%)를 기록했다. 한국 항공사의 이름은 20위권에 없었다.
최근 인천공항은 연간 이용객이 수용 한계인 4400만 명을 넘어 5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3일 인천공항의 수하물 운송 라인의 모터가 고장 나 비행기 159편이 늦게 출발하고 승객들의 짐 5200여 개를 여객기에 실어 보내지 못하는 등 ‘인천공항 수하물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국적 항공사에서는 안전사고 및 정비 결함 등으로 운항 일정이 몇 시간씩 지연되는 일이 잇따라 일어나기도 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시 운항은 수송업의 핵심인 만큼, 국내 항공업계도 과부하를 해소하고 정시 운항률을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