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농협중앙회장에 김병원 씨 선출…50여 년만의 호남 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2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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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 남평농협 3선 조합장 출신의 김병원 전 농협양곡 대표이사(63·사진)가 제23대 농협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호남 출신이 농협중앙회장에 선출된 것은 4대 문방흠 회장(1964~1966년) 이후 50여 년만이고, 임명직에서 선출직으로 전환한 1988년 이후로는 처음이다. 김 당선인은 총회가 끝나는 3월 무렵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다.

김 당선인은 12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289명의 선거인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결선 투표에서 163표(56.4%)를 얻어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1차 투표에서 91표를 얻어 104표를 받은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67)에게 뒤졌지만 이어진 결선 투표에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김 당선인은 “세계 속에 빛나는 농협을 만들고 농촌복지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세 번째 도전에서 회장이 된 김 당선인은 2007년 선거 때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최원병 현 회장에게 밀려 떨어졌다. 2011년 선거에서도 최 회장에게 패했다.

1978년 농협에 입사한 그는 나주 남평농협 전무에 이어 1999년부터 조합장을 내리 3선을 했으며 이후 NH무역, 농협양곡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난해 8월에는 동아일보가 주최한 ‘2015 A Farm Show 창농귀농 박람회’에 강연자로 나서 귀농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8년 만에 새로운 회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총선을 3개월 여 앞두고 있어 정치권에서도 ‘농민수장’ 자리에 촉각을 기울였다. 3대 정대근 전 회장과 4대 최 회장이 모두 영남 출신이어서 영남과 비영남 대결로도 관심을 받았다. 김 당선인은 ‘농협경제지주제 폐지’, ‘조합당 평균 100억 원 조합상호지원자금 무이자 지원’, ‘중소 농협을 강소농협으로 육성’ 등의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234만 농민 조합원들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장은 비상임이지만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갖고 있다. 농협 자산만 400조 원이 넘는다. 사업 부문별로 대표이사를 임명하고 주요 계열사의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1개 계열사 직원은 8만8000여 명에 이른다. 농민신문사 회장도 겸직하며 연봉은 7억2000만 원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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