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우물 벗어나 해외자산시장에 눈 돌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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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재테크시장 기상도]<상>관심 높아진 해외투자

2016년에도 뾰족한 재테크 해법을 찾기 힘든 ‘투자 시계(視界) 제로’의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뒤 세계 각국이 생존의 길을 찾아 나서면서 주가, 금리, 환율 등 금융시장의 출렁임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재테크는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투자 방망이’를 짧게 잡고 기회를 노리는 전략을 써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무엇보다 전 세계 자산시장의 2%도 되지 않는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지 말고 해외로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내년부터 ‘비과세 해외펀드’가 7년 만에 부활해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해외 분산투자로 수익률 높여야”

재테크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만큼 해외자산에 적극적으로 분산투자해 수익률은 높이고 투자위험은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글로벌자산배분전략팀장은 “한국은 공격적인 통화완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한국보다 상황이 나은 곳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이르면 내년 2월부터 비과세 해외펀드가 도입돼 ‘제2의 해외투자 붐’이 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내년부터 해외주식이 60% 이상 편입된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에 투자하면 매매·평가차익뿐 아니라 환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내년부터 2년 내에만 가입하면 최대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에 물리던 15.4%의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이어서 혜택이 크다. 다만 1인당 납입한도는 3000만 원으로 제한된다.

박건엽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전체 투자자산의 절반 정도를 해외자산에 투자하고, 절세 혜택이 큰 비과세 해외펀드는 납입한도를 최대한 채워 활용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은 “비과세 해외펀드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며 “ETF는 지수 전체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에 예측이 상대적으로 쉽고 펀드보다 환매도 간편하다”고 덧붙였다.

○ “해외투자 키워드는 선진국”

동아일보가 설문한 증권사의 글로벌 자산배분 전문가 5명은 내년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해외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건엽 팀장은 “미국은 금리를 올릴 만큼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가장 좋고 유럽, 일본은 추가 양적완화로 경기 회복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그동안 증시가 많이 올라 추가 상승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려는 투자자라면 선진국에 투자할 때 환헤지를 하지 않는 ‘환노출형’ 상품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선진국 통화가치도 원화 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선진국 통화표시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할 때 환헤지를 하지 않아야 해당 통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며 “내년에는 주식, 채권투자에서 얻는 수익보다 환차익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흥국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국제유가 급락,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이 맞물려 경제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투자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다수였다.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내년에 신흥국 투자를 아예 추천하지 않았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팀장은 “특히 원자재 수출국이자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해온 브라질, 러시아 등을 경계해야 한다”며 “그나마 신흥국에서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 인도가 괜찮다”고 말했다. 중국은 위안화의 기축통화 확정, 선강퉁(深港通·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 허용) 시행 등으로 자본시장 개방이 계속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정임수 imsoo@donga.com·이건혁 기자
#재테크#해외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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