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사장 “SK이노베이션, 긴장 풀때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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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들에게 일침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왼쪽)이 올해 초 울산콤플렉스를 돌며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실적 반등에 성공한 정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과 ‘CEO와의 대화’ 자리를 갖고 “우린 아직 일류가 아니다.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왼쪽)이 올해 초 울산콤플렉스를 돌며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실적 반등에 성공한 정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과 ‘CEO와의 대화’ 자리를 갖고 “우린 아직 일류가 아니다.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시장에서 바라보는 SK이노베이션은 일류가 아니다. 기업의 가치를 구성원 모두가 객관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이 같은 일침을 가했다. 정 사장은 “올해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7년 만에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1조67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올해 2011년(영업이익 2조9595억 원) 이후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서울 본사와 울산콤플렉스, 연구개발(R&D) 센터인 대전 글로벌테크놀로지(GT) 등에서 잇달아 ‘최고경영자(CEO)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고 직원들에게 회사 상황을 솔직히 전달했다. 경영 현황과 향후 구상에 대해 정 사장이 프레젠테이션하고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식이었다.

정 사장은 전년 대비 순부채 규모를 반으로 줄인 것을 몸에 빗대어 “올해 우리는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키워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순부채는 7조9000억 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 말 기준 4조3000억 원으로 줄었다. 정 사장은 올 한 해 ‘겨울 폭풍’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국제유가가 급락해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 실적이 크게 떨어졌던 것을 들어 ‘겨울 폭풍’이라고 말해 왔다.

그는 “우리 회사는 기본으로 돌아가 경영 인프라의 재정비를 완료하며 장기적인 생존 조건을 확보하고 건강한 구조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실행한 ‘뼈를 깎는 노력’이 성과를 나타냈음을 뜻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비핵심 자산을 잇달아 처분했다. SK에너지의 포항물류센터(40억 원), 페루 천연가스 수송법인 TgP 지분(2904억 원), 일본 다이요오일 지분(92억 원) 등이다. SK에너지 인천물류센터 용지 일부와 SK인천석유화학 공장 내 유휴용지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정 사장은 “실적 개선의 첫 단계는 성공했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은 잠시도 내려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11년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이 23조 원에 육박했지만 최근 11조 원 수준으로 떨어져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 24위에 머물러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서 바라보는 SK이노베이션은 일류가 아니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어 “정유·화학사업의 전통적 경쟁 방식이었던 운영만 잘하는 것에 안주하고, 시장 의존적인 수익 구조를 벗어나지 않으면 ‘덩치만 크고 수익성은 그에 못 미치는 회사’라는 인식을 깨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

내년에 정 사장은 인수합병(M&A), 글로벌 기업들과의 합작 등을 통해 구조 혁신을 계속할 방침이다. 정 사장은 “올해 비축한 체력을 바탕으로 내년은 달려 나갈 것”이라며 “3년 내 시가총액 30조 원, 글로벌 톱30 에너지 기업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정철길#sk이노베이션#임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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