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은행권 칼바람… 농협, 30여개 점포 통폐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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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희망퇴직자 합쳐 600명 감원
임금피크제 2016년 시행 맞물려 구조조정 범위 크게 늘어날 수도
국민銀 이어 대폭… 확산 여부 촉각

NH농협은행이 수도권 이외 지역에 있는 점포 30여 곳을 올해 안에 통폐합하고 전체 인력도 300명 정도 감축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농협은행은 임금피크제도를 시행할 계획이어서 점포 구조조정과 맞물려 인력 구조조정의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중 자산규모 4위인 NH농협은행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전체 은행권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앞서 자산 규모 1위인 KB국민은행은 5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에 나서 지난달 1121명의 인력을 줄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말 농협은행에 “점포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라”라고 지시했다. 4월 말 취임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은행의 점포 수가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한 뒤 이번 조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의 점포 수는 5월 말 현재 1172개로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국민은행이 점포 1147개로 두 번째로 많다.

농협은행은 크게 세 가지 방향의 점포 효율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우선 수도권 이외 지역 점포 중 수익이 나지 않는 점포 30여 곳을 통폐합하는 방안이다. 이와 동시에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포 수가 적은 수도권에서는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점포의 위치를 조정할 계획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수익성이 열악한 수도권 외곽 점포를 시내 중심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각 점포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도 함께 마련된다.

경쟁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경쟁적으로 조직 감축에 나서고 있는 점도 농협은행의 구조조정 속도를 높인 요인이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희망퇴직을 정례화하기로 했으며 하나, 외환은행 역시 통합 뒤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은 지점 효율화 방안이 시행되면 자연스레 인력 구조조정의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인력 구조는 전체 1만3800명의 직원 중 지점장급이 2300명, 지점장 후보인 과·차장급이 4900명인 전형적인 역피라미드형 구조다.

농협은행은 매년 300명 수준의 희망퇴직을 실시해 왔는데 올해에는 점포 구조조정으로 희망퇴직자 수가 2배인 600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은행은 1998년부터 4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왔다. 여기에 내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면 희망퇴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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