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역대최대 61만명 관람 ‘성과’- 집안잔치 ‘한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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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2015 서울모터쇼 결산

2015 서울모터쇼가 열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막을 내렸다.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3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이번 모터쇼에는 총 61만5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32개 완성차 업체에서 370여 대의 차를 출품해 전시작 기준으로도 가장 큰 모터쇼였다.

올해 10회째였던 서울모터쇼는 많은 성과와 함께 숙제도 안은 채 막을 내렸다. 일단 당초 목표치였던 65만 명의 관람객 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직전에 열린 2013년 모터쇼에 비해 관람객이 소폭 증가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그간 ‘모델쇼’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낯뜨거웠던 여성 모델들의 지나친 노출을 줄이려는 노력도 보여줬다. 물론 여전히 일부 부스에서는 여성 모델들의 활약(?)이 이어지긴 했지만 ‘혼다 큐레이터’같이 모델보다는 차 자체에 집중하게끔 하려는 노력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가족 관람객이 많이 늘어난 것도 성과다. ‘튜닝 및 자동차생활문화관’ 등 해외 모터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공간이 많은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만도 ‘풋루스’ 등 전기자전거 시승과 액션카메라 ‘고프로’도 전시되는 등 자동차에만 국한되지 않은 전시 품목을 보여줬다. 넓어진 주차공간과 무인발권기 도입을 통해 매표가 빨라진 것도 가족 관람객들을 불러모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역시 집안 잔치에 머물렀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세계 최초 공개 모델이 7대에 그쳤는데, 특히 이 점은 지금 열리고 있는 상하이모터쇼의 109대와 비교하면 사실상 ‘비교 불가’의 수치다. 게다가 이 7대도 모두 국내 업체들의 차로, 수입차들은 상하이모터쇼에 집중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당초 서울모터쇼에 참가하려던 람보르기니가 개막 1주일을 남겨놓고 불참을 선언한 뒤 상하이모터쇼에 참가한 사례는 이런 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들의 높은 콧대도 관람객들을 실망시킨 요인 중 하나다. 8년 만에 서울모터쇼에 복귀한 벤틀리는 부스에 관람객들의 출입을 막아 관람객들은 차 안도 들여다보지 못하고 멀리서 차를 구경만 할 수 있었다. 혼잡한 상황 가운데에서 비싼 차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관람객들로서는 볼거리가 하나 줄어든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1995년도에 처음 시작돼 내수 승용차 시장이 166만 대에 불과한 한국에서 열리는 모터쇼를 470만 대 시장을 가진 일본의 도쿄모터쇼나 1970만 대 시장을 가진 중국의 상하이모터쇼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이나 한류와의 접목 등을 통해 서울모터쇼만의 특색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용근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모터쇼는 초대권과 경품 제공 축소, 서울 도심과의 직행 셔틀버스 폐지 등 관람객이 줄어들 소지를 안고 있었음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양=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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