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블라인드 앱 게시판에 올라온 “내려!” 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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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2월 10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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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사진=동아일보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사진=동아일보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40·사진)이 ‘땅콩리턴’ 사건으로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사퇴한 가운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의 대한항공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의 대한항공 게시판에는 ‘내려!’라는 제목의 글(사진)이 올라왔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회사 내부 e메일로 인증받은 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

‘Mf****’라는 이름으로 작성된 465자짜리 글은 5일 0시 50분(현지 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86편(A380 기종) 항공기에서 있었던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을 신속하게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직원들은 “기가 막힌다” “바깥에 알리자”라는 댓글을 다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결국 사건의 전말이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이른바 ‘땅콩리턴’ 사건은 조현아 부사장이 견과류 서비스 방식이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항공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한 것으로, 이 때문에 해당 여객기는 다시 탑승구로 돌아가는 ‘램프리턴’을 해 10분 정도 늦게 출발했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조현아 부사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졌고,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사무장)이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고, 매뉴얼 사용법조차 모른 채 변명과 거짓으로 둘러댔으며, 이에 대한 지적은 당연한 것”이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일의 잘못을 승무원에게 돌리는 해명으로 오히려 화를 키웠다.

결국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9일 파리 출장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자마자 임원회의를 열고 큰딸인 조현아 부사장의 보직 사퇴를 결정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현아 부사장은 임원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기내식기판사업본부 본부장, 호텔사업본부 본부장, 객실승무본부 본부장을 겸임해 왔다. 이번 논란으로 조현아 부사장은 본부장 직책에서 모두 물러나며 보직에서 사퇴했지만, 부사장 직위와 대한항공 등기이사, 칼(KAL)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은 유지해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사진=동아일보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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