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증권가… 구조조정 맞서 노조설립 봇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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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거나 인수합병 늘어나며… 지점 통폐합-비정규직으로 전환
2014년 4개사에 노조 들어서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노동조합이 새로 설립되는 증권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단 한 건도 없었던 노조 설립은 올해 4건이나 된다. 회사의 구조조정에 대응해 생존권을 지키려는 ‘증권맨’들의 노력이 노조 설립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IG투자증권 직원들은 최근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초대 노조위원장에 한만수 씨를 선출했다. 한 위원장은 “LIG증권은 KB금융지주로 매각될 예정이지만 회사 측은 직원들에게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으며 어떠한 배려나 소통 없이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며 노조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LIG투자증권은 5일 지방 지점을 폐쇄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는 구조조정안을 사내에 공지해 노조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가장 먼저 노조를 설립한 증권사는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은 1월 25일 회사 창립 53년 만에 노조를 설립했다. ‘무노조 경영’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대신증권이 노조를 설립하면서 이에 자극을 받은 다른 증권사들도 잇따라 노조를 설립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관계자는 “대신증권 노조 설립 이후 노조 설립에 대한 증권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구조조정 때문에 직원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계열의 HMC투자증권도 4월 지점 통폐합을 계기로 노조를 만들었다. HMC투자증권 노조는 올해 7월 회사가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가자 성명서를 통해 “사측이 대규모 인력 축소, 원격지 발령, 악의적인 급여체계 변경을 계획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함께 리딩투자증권의 경우 대주주인 IWL파트너스가 리딩투자증권 매각을 앞두고 매각 조건의 하나로 일부 직원의 비정규직 전환을 계획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원들이 7월 노조를 설립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증권가#구조조정#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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