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22원 5년9개월만에 최저… 고삐풀린 ‘원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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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우려에 코스피 1,940 붕괴

원-달러 환율이 5년 9개월 만에 달러당 1020원대로 미끄러졌다.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도 한 달여 만에 1,940 선이 붕괴됐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2일)보다 7.8원 내린 1022.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020원대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8일(1027.9원) 이후 처음이다.

최근 환율은 한국의 경상수지, 무역수지가 2년 이상 흑자 행진을 벌이는 등 국내에 달러화 유입이 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 압박을 받았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앞으로 상당 기간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현상이 나타난 것이 이날 원화 강세를 부채질했다. 정부가 환율 하락의 큰 흐름을 인정해 섣불리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 안팎에 확산되며 오후 들어 낙폭이 더욱 커졌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환시장 마감 후 기자들과 만나 “환율의 쏠림 현상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강세는 증시에도 큰 충격을 줬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56포인트(―1.00%) 내린 1,939.88로 마감했다. 지수가 1,940 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3월 21일(1,934.94) 이후 처음이다. 이날 증시는 전날 미국 증시가 기업 실적 부진 등으로 하락한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개장 직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원-달러 환율#경상수지#무역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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