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은 ‘돈’보다 ‘피’가 진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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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한진해운에 1500억 지원… 시아주버니 趙회장, 제수 회사 도와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형제기업’ 한진해운에 1500억 원을 빌려주기로 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제수(弟嫂)인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을 돕고 나선 것이다.

대한항공은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한진해운 주식 1921만6146주(총 발행 주식의 15.36%)를 담보로 1500억 원(금리 연 5.2%)을 빌려주기로 결의했다. 또 주채권은행과 협의해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도 검토키로 했다.

이번 자금 지원은 최 회장이 조 회장에게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빌린 돈을 운영자금 및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물동량이 크게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에 1156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재계 관계자는 “피가 돈보다 진한 셈”이라며 “언니인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의 자금 지원 요청을 동생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거절했을 때 ‘돈이 피보다 진하다’는 얘기가 나돈 것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이번 자금 지원으로 한진해운에 대한 한진그룹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최 회장이 꿈꾸던 그룹 계열분리가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대한항공#한진해운#조양호#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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