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이터 先도입 →F-35 추가구매… 한국 FX사업의 현명한 대안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ADEX 참석 방한 셰레르 EADS 카시디안 해외사업본부장

크리스티앙 셰레르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카시디안 해외사업본부장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유럽 전투기를 도입하면 한미동맹을 해칠 것이라는 주장은 ‘기우(杞憂)’”라고 강조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크리스티앙 셰레르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카시디안 해외사업본부장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유럽 전투기를 도입하면 한미동맹을 해칠 것이라는 주장은 ‘기우(杞憂)’”라고 강조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유로파이터를 먼저 도입해 전력 공백을 메운 뒤 F-35(미국 록히드마틴)를 구매해 보완하는 것이 차기전투기(FX) 사업의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봅니다.”

크리스티앙 셰레르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카시디안 해외사업본부장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말 F-15SE(미국 보잉)가 FX 후보에서 탈락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이 유럽 전투기를 도입하면 한미동맹을 해칠 것이라는 주장은 ‘기우(杞憂)’”라며 “한국이 (유로파이터) 도입 대수를 줄이더라도 당초 제안한 기술이전 약속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29일 개막한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13’ 참석을 위해 방한한 그는 유로파이터의 해외 판매를 총괄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F-15SE의 기종 결정이 부결되면서 FX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는데….

“FX사업의 전략적 중요성과 의미를 꿰뚫어 본 한국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신뢰하고 존중한다. F-15SE는 가격 외에 성능과 기술이전 등 다른 요건과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가격만 싸다고 FX로 선정할 수 있겠나. 더욱이 현 정부의 창조경제에 기여하는 FX의 산업 기술적 측면에서도 F-15SE는 해답이 될 수 없다.”

―유로파이터가 FX사업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까.

“FX 같은 전략무기는 성능 등 군사적 측면뿐 아니라 기술적 산업적 정치적 측면까지 두루 고려해야 한다. 유로파이터는 이런 조건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전투기다.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서울 ADEX 2013을 계기로 이를 확신시켜 드리고 싶다.”

―경쟁 기종과 비교해 유로파이터의 강점은….

“유로파이터는 실전에서 충분히 검증된 현존 최고 성능의 다목적 전투기다. 경쟁 기종보다 앞선 첨단 레이더와 항법시스템 등을 탑재하고 있다. 스텔스기인 F-35는 개발이 계속 늦어져 지금 도입을 결정해도 언제 실전 운용이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

―최근 F-35 같은 스텔스기를 FX로 들여와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한국 외 다른 국가들도 신기술이 적용된 스텔스기 도입을 원하고, 실제 구매를 결정하고 있다. 그런데 F-35는 훌륭한 전투기이지만 당장 운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도 우선 유로파이터를 구입하고, F-35는 개발이 끝나 검증이 되면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의 FX사업도 한 기종만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유럽 전투기를 도입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강력한 한미동맹은 한국의 국익에 크게 기여해왔다. 한국이 유럽 전투기를 선택해도 양국 관계는 저해받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이 유로파이터를 운용 중인 나토 회원국들과 정치 군사적 관계를 확대해 한미동맹을 보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유로파이터가 한국 공군의 미제 무기나 장비와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이 아니다. 유로파이터는 한국군이 보유한 미제 무기 및 장비와 완벽히 호환된다. 스페인과 독일 등 나토 회원국들도 유로파이터를 운용하면서 미국 무기나 장비와의 상호운용성이나 호환성이 문제된 적이 없다.”

―FX 기종이 유로파이터를 포함한 복수로 결정돼도 기술이전 조건은 변함없나.

“원칙적으로 기술이전은 당초 제안대로 진행할 것이다.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는 방위사업청과 협의할 예정이다. 우리는 유로파이터의 유지 보수용 ‘소스코드’를 비롯해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방대한 핵심기술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아울러 FX사업을 고리 삼아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이 에어버스 등 세계 일류업체와 전방위적 협력 체제를 구축해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

―‘서울 ADEX 2013’에 어떤 무기와 장비를 출품했나.

“행사장인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 유로파이터의 실물 모형을 전시 중이다. 관람객들이 조종석에 직접 앉아보고 조종사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조종석을 옮겨놓은 180도 모의비행장비와 유로파이터에 장착되는 첨단 레이더와 조종사용 스마트헬멧시스템(HMSS)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 국민들이 유로파이터의 뛰어난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유로파이터#셰레르#EADS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