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기업의 미래]맘마미아·캣츠·김종욱찾기… 중국인의 눈과 귀 사로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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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의 뮤지컬

‘맘마미아’ ‘캣츠’ ‘김종욱 찾기’.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성공을 거둔 뮤지컬들이다. 이들 작품의 성공 뒤에는 문화 콘텐츠 수출을 선도하고 있는 CJ E&M이 있었다.

CJ E&M은 라이선스 공연 및 창작 뮤지컬로 중국 시장에서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중국 문화시장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CJ E&M은 중국에서의 ‘K-뮤지컬’ 열풍이 CJ그룹의 ‘한류 3.0’ 시대를 이끌 핵심 콘텐츠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 E&M은 2010년 본격적인 중국 뮤지컬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해 11월 중국 문화부 산하기관인 중국대외문화집단공사 및 중국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상하이동방미디어유한공사와 공동으로 합자회사 ‘아주연창문화발전유한공사(아주연창)’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중국에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첫 번째 타자는 뮤지컬 ‘맘마미아’였다. 이 작품은 2011년부터 약 2년 동안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시안(西安) 등 19개 도시에서 공연됐다. 총 공연 횟수는 297회, 매출은 약 300억 원에 달한다. ‘맘마미아’는 중국에서 선보인 최초의 중국어 라이선스 뮤지컬이기도 하다. CJ E&M은 프로듀싱을 전담하면서, 1년 동안 영국의 오리지널 제작진 및 중국 현지 제작진과 동고동락하며 고품질의 공연을 만들어냈다.

‘맘마미아’의 성공에 힘입어 두 번째로 선보인 공연은 ‘캣츠’다. 2012년 한 해 동안 6개 도시에서 모두 170회 공연을 했다. 총 매출은 약 180억 원에 이르렀다.

CJ E&M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15, 2016년에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등의 중국어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는 기획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CJ E&M은 ‘맘마미아’와 ‘캣츠’의 성공 배경으로 최근 크게 성장한 한국 뮤지컬 산업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꼽았다.

CJ E&M은 중국 공연의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제작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명과 음향 시스템, 전문 스태프까지 중국으로 파견하는 강수를 뒀다. 프로덕션 총괄 기획과 마케팅 분야에도 한국 인력들을 포진시켰다. 그 결과, 두 나라 사이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이끌어냈고, 동시에 중국에서도 품질 높은 공연을 완성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창작 뮤지컬인 ‘김종욱 찾기’의 중국어판 공연을 성사시켰다. CJ E&M 관계자는 “한국 창작 뮤지컬 중 중국어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한 여자가 옛 연인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랑에 눈뜨게 되는 내용을 코믹하게 다룬 뮤지컬이다. 세 명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풍성한 무대와 발랄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이 매력적인 공연이다.

‘김종욱 찾기’는 2006년 한국 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뒤 6년 동안 3000회 이상 공연됐고, 관람객만도 56만여 명에 이르는 ‘메가 히트작’ 중 하나다. CJ E&M은 이 뮤지컬이 대중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내리고 과감하게 중국으로 진출시켰다.

CJ E&M은 ‘김종욱 찾기’의 중국어판 제목을 ‘첫사랑 찾기’라는 뜻의 ‘쉰자오추롄(尋조初戀)’으로 바꾸고, 이달 6일부터 상하이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공연에서 선보였던 3인극의 소극장 뮤지컬 형식, 음악, 기본 줄거리는 그대로 가져가고 일부 내용을 중국 현지에 맞게 각색해 선보이고 있다.

CJ E&M의 중국 총 매출에서 공연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 지난해 중국 시장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이 공연사업 부문에서 나왔다. 현재 약 9000억 원 규모인 중국 시장은 10년 안에 3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전망도 밝은 편이다. CJ E&M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뮤지컬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지만 거대한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의 주요 뮤지컬 제작자들이 모두 중국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CJ E&M은 중국 뮤지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이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해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중국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뮤지컬을 현지화하는 전략이 지금까지 주효했기 때문에 자신감도 있다.

CJ E&M 관계자는 “우리는 중국 안에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문화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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