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상생 프로젝트’… 5년간 1조2000억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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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올해부터 5년 동안 1조2000억 원을 들여 1, 2차 협력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는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협력업체의 연구개발(R&D) 및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상생협력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2015년까지 1차 협력업체 50곳을 ‘글로벌 톱5’로 키운다. 또 1, 2차 협력업체 간 공정거래를 유도해 2차 협력업체 보호 및 육성에도 나선다. 그동안 동반성장 프로그램은 주로 1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했지만 앞으로는 2차 협력업체까지 상생의 온기가 돌게 하겠다는 것이다.

○ 2차 협력업체부터 직접 지원

삼성그룹은 5일 “동반성장이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3270억 원을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총 1조2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재원으로 삼성전자에 협력업체를 전문으로 지원하는 상생협력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로 했다. 내년 말 경기 수원시에 연면적 1만6528m²(약 5000평) 규모로 들어설 이 아카데미는 협력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종합지원센터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 원기찬 인사팀장(부사장), 최병석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이 아카데미 운영에 참여한다.

최 부사장은 “상생협력 아카데미를 거친 1, 2차 협력업체들이 더 좋은 기술과 인력을 갖추면 삼성에 납품하는 제품의 질도 당연히 업그레이드된다”며 “이런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삼성에도 의미 있는 투자”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차 협력업체에 대한 직접 지원이다. 삼성은 2차 협력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제조현장을 개선해주고 생산기술 전수, 인력 교육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간부급 이상 200명으로 꾸리는 ‘협력업체 컨설팅팀’ 가운데 60명은 2차 협력업체 전담으로 배치한다. 이들은 최장 2년까지 담당 협력업체에 상주하며 현장에서 문제점을 찾고 해결한다.

이제까지 1차 협력업체 중심이던 교육 프로그램도 앞으로는 2차 협력업체가 최대 50%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다. 원 부사장은 “모(母)기업과 1차 협력사 간의 상생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 2차, 3차 협력사로는 낙수효과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1, 2차 협력업체 간 공정거래를 정착시키기 위해 1차 협력업체를 평가할 때 이 업체가 2차 협력업체와 맺은 계약 내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삼성과 1차 협력업체가 단가를 조정하면 이 내용을 2차 협력업체에 반드시 통보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 ‘글로벌 톱5 강소기업’ 50곳 육성

상당한 기술력을 갖춘 1차 협력업체들은 ‘글로벌 톱5’에 드는 강소(强小)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삼성은 2011년부터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올 3월까지 14개 업체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워냈고, 현재 후보로 선정한 39개 업체에도 기술, 인력, 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런 방식으로 2015년까지 총 50개 협력업체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들 1차 협력업체의 생산성을 높이고 R&D를 지원하기 위해 삼성그룹 11개 계열사는 올해 안으로 총 1770억 원을 마련한다.

삼성이 이날 발표한 프로그램의 수혜 대상은 100% 삼성에만 납품하는 협력업체에 국한하지 않는다.

삼성은 특허가 없어 창업과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벤처, 개인 창업가에게 무상으로 공개하는 특허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골목상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전통시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실험도 시작한다. 삼성SDS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ICT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매년 100명씩 5년간 500명을 양성한다.

▼ 삼성전자, 450개 협력사 초대 ‘소통’ 행사 ▼

한편 삼성전자는 4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대강당에서 1, 2차 협력업체들과 함께 ‘동반성장 소통의 장’ 행사를 열었다. 1차 협력사 350곳과 2차 협력사 100곳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1, 2차 협력사 간 공정거래 문화 정립과 준법경영 체질화를 당부하고 ‘동반성장 데이’를 운영하고 있는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인 대덕전자를 우수 사례로 소개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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