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나선 롯데百, 영화관서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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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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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내수업종 백화점… 해외시장 진출로 눈돌려
재능 갖춘 ‘새 피’ 영입위해 외국어 잘하면 가산점… 해외파트 100명 뽑기로

“VRICs 특기자들 모십니다” 롯데백화점은 22일 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중국) 언어 특기자들을 대상으로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에서 별도의 취업설명회를 가졌다. 롯데백화점 제공
“VRICs 특기자들 모십니다” 롯데백화점은 22일 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중국) 언어 특기자들을 대상으로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에서 별도의 취업설명회를 가졌다. 롯데백화점 제공
22일 오후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의 ‘파파로티’ 상영관에 150명의 대학생이 모였다. 도넛이나 음료수를 들고 삼삼오오 몰려드는 모습이 영화관을 찾은 다른 관객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객석이 모두 차자 영화가 상영되는 대신 갑자기 대형 스크린 앞에 세 명의 남녀가 나타났다. 이들은 각각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로 자기 소개와 환영의 인사말을 전했다. 뒤이어 등장한 진행자는 “미안하지만 지금 이분들이 한 말을 이해 못하시는 분들은 여기 앉아 계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외국어로 자기 소개를 한 사람들은 올해 어학특기자로 입사한 롯데백화점의 신입직원들이다. 객석에는 외국어 특기를 가진 취업준비생들이 앉았다. 4월 시작되는 롯데백화점 상반기 공채를 앞두고 열린 취업설명회 자리였다.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일반적인 취업설명회와 달리 롯데 측은 이번 설명회에 어학특기자를 따로 모으기 위해 공을 들였다. 대학 취업지원센터나 취업 사이트에 공지를 올려 영어 외에도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점포가 나가 있는 나라의 언어특기자들을 모았다. 설명회 장소도 대학생들이 호감을 느낄 수 있도록 영화관으로 정했다. 설명회가 끝난 뒤 무료로 최신 개봉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전통적인 내수업종인 백화점이 어학특기자들을 대상으로 취업설명회를 따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해외 진출이 유통업계에서도 그만큼 중요한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국내에서 신규 출점할 계획이 없다. 하지만 해외에선 중국 웨이하이점과 청두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1호점 등 세 곳을 새로 연다. 이외에도 중국 선양점과 베트남 하노이 1호점 등 2014년까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러시아에서 총 8개 해외 점포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들 주요 거점 국가에서 신규 출점과 함께 인수합병(M&A) 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자연히 현지 사정에 밝고 외국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 하지만 기존 직원들을 대상으로 외국어부터 글로벌 마인드까지 재교육을 시키자니 시간과 비용 부담이 만만찮았다. 롯데 측은 재능을 이미 갖추고 있는 ‘새 피’를 수혈하는 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롯데 측은 공채 때 외국어 능력에 대한 가점폭을 늘려 출점국의 언어를 비즈니스 회화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으면 순위를 100등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 올해 총 200∼300명을 신규로 채용할 예정인 롯데백화점은 어학특기자 중에서 100여 명을 선발할 방침이다.

이렇게 채용된 인력들은 해외사업 부문 프로젝트나 해외 인사담당, 국내 영업점의 외국인 안내 및 서비스 지원 등의 업무를 맡는다. 롯데백화점 인사팀 담당자는 “지금까지 백화점 채용에서 어학능력은 중요 요소가 아니었지만 해외 진출이 늘면서 인재상도 바뀌고 있다”며 “향후 어학특기자에 대한 입사 특전이나 특별채용설명회 등을 늘려 글로벌 인재 모시기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롯데백화점#취업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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