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국산 회초리… 체벌용? 엄포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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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21일부터 판매
담양서 만든 2만개 준비

홈플러스는 21일부터 56개점에서 전남 담양산 대나무 회초리를 판매한다.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는 21일부터 56개점에서 전남 담양산 대나무 회초리를 판매한다. 홈플러스 제공

‘체벌 논란’으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회초리가 대형마트에 등장한다.

홈플러스는 21일부터 3주 동안 신학기 용품 특별 행사를 열면서 ‘훈육용 대나무 회초리’ 판매 코너를 따로 마련할 예정이다. 전국 133개 매장 중 서울 영등포점, 잠실점, 강서점 등 56개점에서 판매된다. 대형마트에서 회초리 코너를 따로 만들어 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초리 제품은 대나무로 유명한 전남 담양군에서 생산되며 총 2만 개가 준비된다. 홈플러스 측은 당초 개당 3000∼4000원인 중국산도 내놓을 생각이었지만 국산만 내놓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이번에 대량구매를 통해 국산 회초리 가격을 8000원에서 5000원으로 낮췄다. 임영익 홈플러스 바이어는 “실제 체벌용으로 쓰기보다 집안에 하나씩 두고 엄한 분위기를 내려는 학부모나 산만한 수업 분위기를 바꿔 보려는 교사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초리의 등장은 최근 잇단 학교 폭력이나 공교육 붕괴 현장을 바로잡아 보려는 사회적 분위기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초리를 납품하는 ‘담양죽제품’은 들뜬 분위기다. 이 업체가 지난해 전국에 판매한 회초리는 약 2만 개로 이번 행사를 통해 한 해 장사를 다한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나무 산업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김광엽 담양죽제품 대표는 “국내 대나무 제품 장인은 담양군을 비롯해 전북 전주시, 경남 하동군 지리산 청학동 등에 5명 정도밖에 없는데 대부분 70, 80대고 후계자가 없어 대가 끊길 처지”라며 “국내 대나무 제품 시장도 중국산에 점령될 위기”라고 전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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