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이 EU와의 무역에서 15년 만에 처음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과 무역흑자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EU 수출액은 494억 달러(약 54조500억 원)로 2011년보다 1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504억 달러(약 54조9400억 원)로 전년보다 6.4%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2011년 83억 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10억 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대EU 무역수지 적자는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7년(―4억 달러) 이후 처음이다. 대EU 무역수지는 2008년에 최대 규모(184억 달러)의 흑자를 낸 후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재정위기에 따른 유럽 지역의 경기침체로 이 지역에 대한 수출이 부진했던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등 EU에 대한 수출 주력 품목들은 대부분 전년 대비 30% 이상 수출액이 감소했다. 다만 2011년 7월 FTA 발효 이후 관세혜택을 보고 있는 자동차 및 차 부품, 석유제품의 수출은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해 무역적자폭을 줄였다.
이에 비해 대(對)중국, 미국 수출액은 1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작년 대중국 수출은 전년보다 0.1% 늘어난 1343억 달러, 대미 수출은 4.1% 증가한 585억 달러였다. 무역흑자 규모도 중국 535억 달러, 미국 152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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