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존심 소니 정크 추락

피치 신용등급 3단계 강등… 파나소닉도 투기등급 하향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3대 간판 전자업체의 국제신용등급이 모두 ‘정크’(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세계를 호령하던 ‘전자왕국’ 일본의 자존심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2일 소니의 신용등급을 부실기업에나 매기는 ‘BB―’로 3단계 낮췄다고 밝혔다. 파나소닉의 신용등급도 ‘BB’로 2단계 내렸다. 두 기업의 향후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샤프는 8월에 이미 ‘B―’로 6단계 강등됐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주가가 떨어지는 등 기업 경영이 한층 어려워진다. 엔화 급등세가 진정되는 등 출구를 찾고 있는 일본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피치는 소니에 대해 “주요 제품의 기술적 우위를 상실한 데다 선진국의 경제 여건 악화, 경쟁 심화, 일본 엔화 가치 상승을 감안할 때 의미 있는 (영업실적) 회복이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파나소닉에 대해선 “TV와 평판표시장치를 비롯한 핵심사업 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됐고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 능력이 떨어졌다”며 “특히 한국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