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급매물 해소, 거래촉매?… 9·10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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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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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반전 ‘미미’


《정부가 9·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의 영향이 가시화하면서 미분양 아파트의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이번 대책을 계기로 침체됐던 부동산시장이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성급한 기대도 엿보인다. 하지만 기존 주택은 여전히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용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은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더 짙어진 분위기를 보이는 상황이다.》
○ 9·10대책, 시장 촉매제 될까



일단 세금 감면 혜택이 침체된 시장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사실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실거래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취득세 감면 적용시점인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신고된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60건에 이르렀다. 9월 서울 아파트 총 거래건수가 630건인 것을 감안하면 추석연휴를 앞두고 있었는데도 9월 거래량의 10% 정도가 24일 이후 닷새에 몰린 셈이다.

24일 이후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강북권으로 총 22건이 거래됐다. 노원, 도봉, 중랑구는 각각 5건씩 계약이 이뤄졌으며 이어 성북구(3건), 동대문구(2건), 강북, 은평구(이상 1건) 순으로 계약이 체결됐다.

강남권에서는 16건이 거래됐다. 송파구가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 4건, 강남구와 강동구가 각각 1건씩을 나타냈다. 송파구에선 가락동 시영1단지 40m²가 27일 4억 원에 거래됐으며 문정동 훼밀리 136m²는 26일과 27일 8억9000만 원과 9억 원에 각각 주인이 바뀌었다. 잠실동 리센츠 84m²도 24일과 27일 각각 8억9800만 원과 8억3500만 원에 계약됐다. 강남구에선 삼성동 골든빌 225m²가 27일 21억5000만 원에, 강동구에선 둔촌동 현대4차 84m²가 4억40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강서권에선 13건이 계약됐다. 관악구 3건, 구로, 동작, 양천, 영등포구가 각각 2건씩 있었으며 금천구와 강서구에서도 각 1건씩의 계약이 있었다. 그 외의 지역에서도 9건의 거래가 일어났다. 서대문구가 4건이었으며 용산구 3건, 성동, 광진구가 각각 1건씩이다. 서대문구는 가재울뉴타운 래미안·e편한세상 120m²가 24일 7억5600만 원에 거래됐으며 가재울아이파크 84m²는 27일 4억7000만 원에 팔렸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9·10대책 효과에 대해 말하기에는 이르다”라면서도 “그동안 처분이 어려웠던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를 되살리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은 엿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미분양 아파트에는 활기가 돌고 있다. 올해 입주가 가능한 미분양 아파트는 연말까지 잔금을 치르면 취득세를 50% 감면받을 수 있는 데다 향후 5년간 양도세가 100% 면제되는 등 ‘더블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임홍상 김포한강 래미안 분양소장은 “이제 집값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것 아니냐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양도세 혜택이 제시되면서 가격 상승 여력이 아직 남아 있는 신도시에 대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경매시장으로 흘러들어가던 주택도 눈에 띄게 줄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전국 법원에 나온 경매물건은 5만8725개로 집계됐다. 2분기 6만4903개보다 9.52% 감소했다. 9월 집계된 경매물건은 1만7126개로 8월보다 12.09%나 줄었다. 9·10대책을 기점으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 채권자들이 경매청구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부동산시장 되돌리기에는 ‘역부족’

하지만 침체된 부동산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9억 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가 대부분이어서 상대적으로 세금 혜택이 적은 강남 재건축 시장은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대책의 효과도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A공인중개사는 “거래가 한 두건 있긴 해도 가격이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고 문의가 갑자기 급증한 것도 아니다”라며 “결국 경기가 살아나야 약발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추석 이후 세금 감면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아파트 매매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0월 5∼11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3%, 서울 매매가 변동률은 ―0.04%였다. 송파구(―0.14%)가 가장 많이 떨어졌고 강남구(―0.09%), 용산구(―0.08%), 광진구(―0.07%) 등이 뒤를 이었다. 상승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판교신도시(―0.20%), 의왕시(―0.16%), 평촌신도시·인천 남동구(이상 ―0.09%), 의정부시·성남시(이상 ―0.08%), 안양시(―0.05%), 용인시(―0.03%), 인천 서구·김포시(이상 ―0.02%) 등도 일제히 내렸다.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이 집중된 반면 기존 주택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반감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대책 발표 효과는 시작 때와 끝날 때 반짝하는 경향이 있어 11월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 상황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특히나 세금 혜택이 올해 말까지라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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