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칼럼]인생을 바꾼 박승직의 작은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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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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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축과 절약을 이행하여야 되겠소이다. 술이나 담배 중 어느 것이든지 한 가지 끊어야 되겠으니, 나는 이십여 명 식구에 대하여 벌써 금연을 단행하여 실시하는 중이외다.”(동아일보 1930년 1월 2일자 3면)

매헌(梅軒) 박승직(1864∼1950·사진)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인 두산그룹의 창업자다. 그가 서울 종로4가 배오개에 자신의 이름을 딴 ‘박승직 상점’을 낸 것이 1896년이었으니 두산은 올해로 창업 116년이 됐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파는 행상으로 돈을 모은 매헌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근검절약이었다. 모든 것이 풍족한 요즘의 관점에서는 찢어지게 가난했던 과거의 근검절약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매헌의 근검절약은 남달랐다.

그가 금연을 실시 중이라고 밝힌 것은 80여 년 전으로 아직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던 때다. 그는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아끼기 위해서 술이나 담배 중 하나는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행상을 했던 1880년대에 매헌은 주막에서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사먹은 적이 없다. 그는 삶은 감자를 베수건에 싸서 가지고 다니며 끼니때마다 먹었다. 삶은 감자가 떨어지면 생감자를 씹었다. 밤이 되면 주막 헛간에서 잠을 잤다. 동료 보부상들이 술을 권해도 절대 마시지 않았다. 몇 달씩 돌아다니면서 장사를 하는데 주막에서 음식을 사먹고 편하게 잠을 자면 돈을 모을 수가 없다는 것이 매헌의 생각이었다.

해외 공익광고 중 폐차장에 고급 스포츠카 포르셰를 몰고 온 노신사가 차에서 내린 뒤 기름을 붓고 성냥을 그어 차를 전소시키는 광고가 있다. 담배를 물고 폐차장을 걸어 나오며 그는 “담배만 안 피웠어도 저 차를 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수십 년 동안 사 피운 담뱃값이 포르셰 한 대 값과 맞먹는다는 것이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2005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스타벅스 커피를 매일 사 마시지 않으면 30년 동안 약 600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김선우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김선우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국밥 한 그릇이나 담배 한 갑, 커피 한 잔의 가격은 얼마 되지 않는다. 먹고 마시며 피울 때의 즐거움이 더 크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30년 동안 6000만 원을 모으느니 커피를 즐기는 게 더 큰 가치를 준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적 관점에서도 매헌의 철학과 행동은 의미가 있다. 실천과 행동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실천은 작은 습관과 행동에서 비롯된다. 사소한 행동이 모여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결국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작은 실천이 모여 위대한 변화가 만들어진다. 매헌의 근검절약 정신이 이를 잘 보여준다.

김선우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sublim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3호(2012년 9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나

▼ Harvard Business Review


‘유명 영화배우와의 하룻밤 요트 여행이라는 ‘강렬한 경험’과, 매일 부인에게 키스를 하는 ‘사소한 일상’ 중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건 뭘까? 대개 사람들은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지를 생각할 때 영화배우와의 데이트 같은 강렬한 사건을 연상하곤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 ‘얼마나 행복한’ 경험을 하느냐보다는 행복한 경험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매일 조금 기쁜 일을 수십 번 경험하는 사람은 매우 기쁜 일을 한 번 경험하는 사람보다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행복한 사람들의 특성은 무엇인지,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대니얼 길버트가 이야기한다.


스마트시대 ‘촉매 프로세스’

▼ Innovation in Smart Economy


흔히 기업에서 많은 사람이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통찰의 순간을 찾는 게 어렵다고 한다. 브레인스토밍이나 아이디어 워크숍을 진행해도 별 소용이 없다고도 한다. 이유가 뭘까. 브레인스토밍 이전에 감각적인 체험, 이에 뒤따르는 감정의 공유 및 전체 맥락에 대한 감성적 이해가 선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엔진의 자동차가 있다고 해도 연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다면 질주할 수 없다. 괜히 아이디어가 없다고 불평하기보다는 감각-감정-감성의 단계를 거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여유가 필요하다. 스마트 시대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촉매 프로세스(Catalyst Process)’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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