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내수-수출 부진 성장둔화”… 한은, 기준금리 동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0일 03시 00분


“경기 하강 위험”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해 한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진단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00%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달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주요국의 경기 부양책을 지켜보고 ‘쉬어 가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 주변에서는 하반기(7∼12월) 경기가 악화돼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이날 한은이 전망한 경제 상황은 여전히 어두웠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로지역 재정위기가 장기화되고 신흥국마저 경기가 꺾이고 있어서 경기 하강 위험이 있다”며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성장세 부진’보다 비관적인 전망이다.

실제로 6월 소매판매(―0.5%)와 설비투자(―6.3%), 건설투자(―3.3%), 수출(―8.8%) 등 주요 지표가 줄줄이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그나마 양호한 서비스수지도 하반기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우려된다. 서비스수지는 상반기 17억 달러 흑자였지만 하반기에는 해외여행이 늘면서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한은은 전망했다.

특히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개연성이 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로 양호했고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효과를 제외해도 실질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물가안정 목표치(연간 3±1%) 안에 있다. 하지만 미국, 러시아의 가뭄 등으로 주요 곡물 가격이 6월 이후 30% 이상 급등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이는 3∼11개월의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비에 차례로 파급돼 소비자물가를 최소 0.2∼0.6%포인트 올릴 것으로 추산됐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한은#내수#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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