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롯데백화점 두 ‘골리앗’ 3년반 만에 화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샤넬, 내달 롯데백화점 본점 등에 재입점

화장품 매장 면적과 위치 조정 문제를 놓고 벌어졌던 샤넬과 롯데백화점의 갈등이 3년 반 만에 ‘극적 화해’로 마무리됐다.

2일 유통·명품업계에 따르면 8월 말 롯데백화점 본점과 수도권 내 점포 한 곳에 샤넬 화장품 매장이 재입점한다. 샤넬 화장품 매장은 2009년 1월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영등포점 노원점 부산점 대구점 광주점 등 7개 점포에서 철수한 바 있다. 당시 샤넬의 롯데백화점 철수는 명품업계와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두 ‘골리앗’의 대결로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당시 두 업체 간 갈등으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던 것을 의식한 듯 화해하기로 결정한 뒤에도 두 업체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롯데와 샤넬 측은 “(상대 측) 브랜드의 상징성이 크다 보니 재입점과 관련한 고객들의 요구가 거셌다”며 “결국 ‘윈윈’ 차원에서 오랜 협상 끝에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재입점 조건도 샤넬은 기존 매장 위치로 원상 복귀하고 마진은 업계 평균 수준으로 조정하는 선에서 타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고위 임원은 “롯데로선 화장품 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겪는 가운데 샤넬이 선전하고 있는 데다 롯데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중국 등 해외 사업에서도 샤넬이라는 큰 파트너를 배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패션 등 다른 부문을 거느린 샤넬 역시 서울 잠실의 초고층 롯데슈퍼타워 건립 등 국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유통 자이언트’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명분보다는 실리를 내세운 두 회사의 화해가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두 업체의 갈등은 2008년 말 롯데가 백화점 화장품 매장 가운데 대체로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샤넬에 대해 “매출 비중 및 타 브랜드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매장 위치와 크기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샤넬 측이 “샤넬 패션 부티크가 롯데의 경쟁사인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에 입점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맞서면서 매장 철수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샤넬#롯데백화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