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강국]미래 에너지를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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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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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샌드·셰일가스 등 새에너지원 개발하고, 에너지절감 산업 키우고…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서 전통적 석유 가스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의 공기업들도 세계적인 개발 추세에 발 맞춰
 오일샌드 셰일가스 등의 발굴에 나서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의 에너지 기업 직원들이 천연가스 채굴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통신 동아일보DB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서 전통적 석유 가스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의 공기업들도 세계적인 개발 추세에 발 맞춰 오일샌드 셰일가스 등의 발굴에 나서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의 에너지 기업 직원들이 천연가스 채굴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통신 동아일보DB

최근 세계 에너지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땅 속 깊은 곳에서 석유나 가스를 채굴하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비(非)전통 석유가스 개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비전통 석유가스란 암석이나 진흙, 모래 등의 틈에 녹아있는 석유와 가스로 오일샌드와 셰일가스 등이 대표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에너지 소비량 자체를 줄이는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에너지를 대거 투입해 상품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에너지절감형 산업혁명’이 서서히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 신기술 확보로 새로운 에너지원 발굴

비전통 석유가스 자원은 일반적인 채굴 기술로는 생산이 어려워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원유 가격이 오른 데다 천연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와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캐나다의 앨버타 지역은 오일샌드 정제 기술이 발달하면서 캐나다를 세계 주요 산유국의 반열에 올려놨다. 오일샌드는 액체 상태인 일반 유전과 달리 석유가 점토와 모래에 달라붙어 있는 유전이다. 현재 캐나다는 생산되는 오일샌드의 절반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한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을 중심으로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셰일가스는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층인 셰일층의 입자 틈 사이에 있는 천연가스다. 셰일가스는 전 세계가 약 6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셰일가스는 1800년대 이미 발견됐지만 경제성 때문에 외면 받았다. 하지만 최근 ‘수평시추·수압파쇄법’ 등의 기술개발로 본격적인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암석 내에 광범위하게 스며있는 가스를 경제적으로 채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원 공기업들도 비전통 에너지 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동해에서 ‘불타는 얼음’이라 불리는 가스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하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가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물 분자와 결합해 형성된 고체 에너지원이다. 한국가스공사도 셰일가스 확보를 위해 광구 인수를 추진 중이다.

○ 에너지절감형 산업혁명

세계 각국은 에너지 사용량을 꾸준히 줄여왔지만 지난해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뚜렷해졌다. 사실상 화석연료의 유일한 대안으로 인정받아온 원자력발전이 대지진의 여파로 근본적인 회의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후 일본과 독일 등이 원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에너지 부족이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의 위기로 다가오면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현재 에너지 절감 분야에서 앞서 있는 곳은 유럽연합(EU)이다. EU 회원국들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자는 데 공감하면서 역내 기업들이 2014∼2020년에 매년 전체 매출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에너지 절약 설비에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도 지난해 대지진 이후 만성적 전력난을 겪으면서 정부 주도로 여름철 15% 의무절전을 시행했다. 또 에너지 절약에 초점을 맞춘 주택인 ‘스마트하우스’와 도시 차원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도 내놨다.

미국도 에너지 절약산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승용차 문에 들어가는 마그네슘의 양을 줄이는 공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 공정을 적용하면 자동차 조립과정에서 에너지를 줄일 뿐더러 차체의 무게를 가볍게 해 기름을 덜 사용하는 차량을 만들 수 있다.

○ 에너지 기술개발은 ‘인류생존’의 문제

비전통 에너지원의 개발이나 에너지절감형 기술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결국 비용 대비 기술개발에 따른 이익이 돌아와야 한다. 가령 원유 가격이 낮았을 당시에는 오일샌드를 채굴할 동기가 없었다. 분리 정제에 들어가는 비용이 배럴당 20달러에 이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에너지 기업들이 오일샌드 개발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개발에 나섰다. 에너지절감형 기술개발 역시 원유가격이 떨어지면 정체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선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전 세계 국가가 현재와 같은 에너지 소비 형태를 계속 유지하면 2035년에는 2010년 대비 약 30% 이상의 에너지 사용량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35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0년 304억 t에서 364억 t으로 증가해 장기적으로 세계 평균 온도가 3.5도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종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새로운 에너지원의 발굴이나 에너지절감 기술은 경제논리 뿐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각국이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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