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슬림 모’로 차별화… 마트 입점 1년만에 판매량 1위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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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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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제조업체 ‘듀아드’ 송충순 대표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여기서 생산되는 하루 7만 개의 칫솔을 직원들이 하나하나 손으로 살펴가며 혹시 있을지 모를 불량품을 솎아냅니다.”

지난달 23일 찾아간 경기 부천시의 칫솔제조 업체 ‘듀아드’에서는 기계를 이용해 칫솔대에 모를 박는 소리가 요란했다. 이 회사 송충순 대표(사진)는 완성품을 검사하는 직원들 앞에서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듀아드는 1989년 설립된 칫솔 제조회사다. 지금은 직원 135명에 연매출 110억 원을 내는 탄탄한 중소업체로 성장했지만 1990년대 말까지는 꽤 힘든 시기를 겪었다. 당시 칫솔 제조업체들이 하나같이 미국 듀폰사가 만든 나일론 모를 쓰며 ‘누가 더 싸게 파나’ 식의 출혈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그때 송 대표는 국내 대기업이 개발한 가늘고 얇은 ‘슬림 모’를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제품에 적용하기로 했다. 그는 “당시 슬림 모가 너무 얇고 소비자에게 낯설다며 사용을 꺼린 업체가 많았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치아 구석구석까지 잘 닦여 다른 칫솔들과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슬림 모 칫솔은 뻣뻣한 나일론 모를 써오던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여행 중 우연히 듀아드의 칫솔을 써본 러시아 칫솔 바이어가 직접 교역을 제안해오면서 거래를 텄을 정도다. 특히 국내 대형마트와 단독 계약을 맺고 ‘니치 슬림 모 칫솔’을 판 것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던 데서 나아가 ‘니치’라는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계기가 됐다.

송 대표는 “마트에 입점한 지 딱 1년 만에 쟁쟁한 브랜드들을 제치고 니치가 칫솔 분야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며 “2010년 12월부터는 롯데마트 노병용 사장의 제안으로 중국 롯데마트에도 진출해 수출시장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칫솔을 팔아 떼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다. 다만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즐거움과 만족을 준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항균 기능을 갖춘 칫솔과 손잡이 부분에 고무 재질의 소재를 덧붙여 지압까지 할 수 있는 ‘날개 달린 칫솔’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디자인도 중시해 윗입술의 곡선을 형상화한 칫솔을 개발해 호응을 받기도 했다.

그는 “칫솔대를 만들 때 하얀 돌가루 안료를 넣으면 훨씬 고급스럽고 멋진 디자인이 탄생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원가 때문에 디자인을 포기한다”며 “듀아드는 단순히 이 닦는 도구가 아닌 튼튼하면서도 독창적인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더욱 몰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슬림 모#듀아드#송충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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