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로 국민 1인당 年 7만 원꼴 추가부담… 기가 막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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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기로 새는 금액 年 3조4105억 추정”
전체 지급보험금의 12.4%… 보험료 인상 불러

보험사기로 새는 금액이 연간 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때문에 국민 1인당 7만 원꼴로 보험료를 추가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서울대와 보험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결과,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기준으로 민영보험 부문에서 보험사기로 새는 금액이 3조4105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2006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 기준 2조2303억 원보다 1조1802억 원(52.9%) 증가한 액수다.

이 같은 증가는 보험회사의 보장성 보험금 지급 규모가 2006년 16조298억 원에서 2010년 27조4156억 원으로 증가했고 공제 분야(우체국 농협 수협)의 보험사기 규모(2520억 원)를 추가한 데 따른 것이다. 보험사기 추정 규모는 연간 지급보험금 규모인 27조4156억 원의 12.4%에 해당한다. 보험사기로 새는 돈이 많아지면서 국민 1인당 7만 원, 가구당 20만 원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기로 추정되는 액수에 비해 실제 적발되는 액수는 그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1년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4237억 원, 적발 인원은 7만2333명이었다. 전년에 비해 적발 금액은 13.1%(489억 원), 적발 인원은 4.5%(3120명) 증가했다.

가짜 입원이나 지나친 장기 입원 등으로 적발된 금액이 298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불필요한 입원으로 지출한 비용은 323억 원으로 전년의 226억 원에 비해 42.6% 증가했다. 병원이나 설계사가 공모한 보험사기는 173억 원이다. 2009년 82억 원, 2010년 125억 원에 이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보험사기 누수 추정금액과 보험사기 적발 금액에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보험사기가 지능화되면서 적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의사, 사무장 등 병원관계자가 보험 설계사와 공모해 다수의 피보험자를 연루시키는 사건처럼 지능화된 범죄가 증가해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구 용역을 수행한 보험연구원이 금감원보다 보험사기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것도 추정액과 적발액 사이의 차이를 크게 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감원은 보험사 지급심사 과정에서 적발돼 보험금 지급이 거절 또는 삭감되거나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적발한 금액만 합산하는 데 비해 보험연구원에서는 고지위반 의무 등 적발실적에는 포함되지 않는 사례까지 포함해서 누수 금액을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금융감독원#보험#보험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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