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선종구 회장 단독 퇴진” vs 하이마트 “유경선 회장도 물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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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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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하이마트, 25일 이사회 앞두고 신경전 가속
거래정지후 상장폐지 심사 길어져 투자자들 불안

25일로 예정된 하이마트의 임시 이사회를 앞두고 유진그룹과 하이마트 간 신경전이 가속화하고 있다. 하이마트의 두 대표이사인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동반 퇴진 여부를 두고 각자 첨예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16일 하이마트의 주식 거래가 정지된 이후 불안감 속에 거래 재개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이마트 임직원으로 구성된 ‘하이마트 경영정상화 및 매각추진위원회’는 21일 선 회장과 유 회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재무 대표이사인 유 회장과 영업 대표이사인 선 회장 모두 지난해 경영권 분쟁, 매각 지연, 검찰 기소로 인한 주식 거래 정지 등에 대해 공동 책임이 있으므로 퇴진해야 한다”며 “재무대표는 유진 측에서, 영업대표는 회사 내 영업부문에서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진 측은 “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선 회장이 물러나야 맞다”면서 “동반 사퇴는 말이 안 된다”며 선 회장의 단독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유 회장은 21일 하이마트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하이마트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유진 관계자는 22일 “하이마트 수도권 사업부별 모임에서 주요 지점장들이 20일 임원을 배제한 채 단체행동 여부를 표결한 결과, 단체행동을 하지 말고 이사회의 결과를 기다리자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열릴 이사회에는 선 회장의 단독 해임안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하이마트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선종구 유경선 회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외이사 3명이 유진 쪽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진과 하이마트 측의 대표이사 동반 퇴진 공방 속에서 한국거래소는 16일 선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자 하이마트 주식 거래를 정지시킨 뒤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인지를 가리고 있다. 2월 한화의 대주주 횡령·배임 혐의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주말 긴급회의를 거쳐 거래가 바로 정상화됐던 것과 달리 거래소의 심사가 길어지자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현재까지 하이마트 측이 제출한 경영투명성 개선계획서의 내용은 ‘수준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또 다른 부정을 막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실효성 있는 계획이 나오고 있지 않다”며 “25일 이사회에서 경영진이 바뀌는 것보다 회사가 얼마나 더 효과적인 경영개선 계획을 내놓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거래 정지 시점으로부터 15일 내에 하이마트가 실질심사 대상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하이마트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론이 나면 실질심사위원회로 회부돼 15일간의 심사를 또 거치게 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마트의 소액주주는 1만9069명으로 이들이 전체 주식의 21.17%에 이르는 499만8568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기업#유진#하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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