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1, 2차관 ‘포퓰리즘 공약’ 잇단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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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상태 고려 없이 남발”

정부의 예산 및 재정을 책임진 기획재정부의 두 차관이 잇따라 정치권의 선심성 복지공약이 재정건전성에 끼칠 악영향을 지적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동연 재정부 제2차관은 16일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공동주최로 서울 중구 장충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와 “재정상태에 대한 적절한 고려 없이 무상복지 과열경쟁이 일어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재정활동을 인체에, 재정정보시스템을 ‘두뇌’에 비유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충동을 통제하고 합리적 계획을 짜는 뇌의 ‘전두엽’이 하는 것처럼 재정 총량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어 “일자리, 경제성장, 복지를 두루 보장하는 정책조합을 이룰 수 있도록 몸의 균형을 관장하는 ‘소뇌’ 역할이 재정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채널A 영상]거짓 공약 남발, “이제는 그만!”

이에 앞서 신제윤 재정부 제1차관은 14일 출입기자들과 만나 “공직생활을 통틀어 지금처럼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강한 적은 없었다”며 정치권의 움직임을 비판했다.

그는 “양당이 내놓은 복지예산 수요가 너무 많아 계산조차 안 되고, 공약이 하도 많아 일일이 대응도 못했다”며 “지속가능성 없는 복지정책은 결국 후손들에게 부담만 준다”고 지적했다. 신 차관은 이어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와 관련해 “재벌문제를 합리적으로 비판하는 건 좋지만 ‘때리기’가 너무 심하면 기업들이 한국 대신 외국에만 투자할 것”이라며 “개방화시대에 맞는 정책이나 공약이 나와야 하는데 (정치권이) 그런 건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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