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짐승남같은 존재감에 360도 뷰 모니터의 섬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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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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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X56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남자주인공 독고진(차승원)의 애마로 등장했던 인피니티 QX56. 극중 하얀 수트를 정갈하게 차려입은 독고진 옆에 서있던 바로 그 차다. QX56을 본 기자의 첫 느낌은 ‘짐승남’이라고 할까. 거친 듯하면서도 속정 깊은 그런 남자 이미지였다.

풀사이즈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지향하는 QX56은 존재감부터 거대했다. 앞에서 이 차를 보고 있으면 보는 사람이 주눅 들 정도다. 5.2m에 달하는 길이, 2m가 넘는 폭은 도로에서 차로를 꽉 채운다. 7인승 SUV의 덩치는 12인승 그랜드 스타렉스나 그랜드 카니발을 압도한다. 보통 풀사이즈 SUV는 각을 세우는 디자인을 강조하는 반면 QX56은 곡선을 살려 좀 더 유려한 미를 살렸다. 덩치는 크지만 친절하다. 차에 탈 때는 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된다. 차 내부 기둥엔 손잡이도 달려 있어 여성 운전자나 체구가 작은 남성 운전자도 차에 올라타는 것이 어렵지 않다.

실내 공간은 넉넉하고 달리는 동안 차안은 조용했다. 시동을 걸 때 특유의 엔진음은 묵직하면서도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처럼 경쾌했다. 가속 페달을 밟아 시속 80km 안팎으로 속도를 높였지만 풍절음은 귀에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서울 중구 남산 소월길 경사진 도로에서는 살짝 발을 브레이크에서 떼어봤지만 좀처럼 뒤로 밀리지 않았다. 코너링에서도 쏠림 현상은 덜했다. 지상고가 높은 차다 보니 스포티함보다는 안정적인 자세에 주력한 듯 보였다.

럭셔리를 강조한 만큼 닛산과 인피니티가 다듬어온 온갖 안전 및 편의사양이 가득하다. 스크래치 자동 복원 기술을 비롯해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졸음운전 사고를 예방하는 차선 감지 시스템 등까지. 기자가 가장 감탄한 기능은 차의 전방위를 모니터에 비추는 360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다. 큰 차를 몰다 보니 시선 확보에 어려움이 많은데 주차를 할 때 아주 유용했다. 13개의 스피커로 꾸민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역시 차의 ‘포스(force)’에 맞는 조합이었다.

반면 연비 성적은 저조했다. 도심에서는 L당 5km대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을, 고속도로에서도 6∼7km 수준에 그쳤다.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 흐름에는 역행(?)하는 차이다 보니 국내에서 이 차를 몰 운전자는 많지 않겠다 싶다. 하지만 QX56 출시로 인피니티가 풀라인업을 갖추면서 인피티니 특유의 스포티한 감성 외에도 정통성까지 겸비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는 데 제대로 기여할 차종이다. QX56에 장착된 5.6L급 8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05마력을 발휘한다. 가격은 1억2500만 원 선.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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