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웅진, 물을 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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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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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매출 1조7000억 주력 계열사 웅진코웨이 매각 승부수 던져
부채 털고 미래에너지 등에 집중

재계 32위인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사진)이 주력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태양광 등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로 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는 6일 “웅진코웨이 매각자금을 활용해 태양광 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는 동시에 극동건설 등의 인수로 불거진 재무위험을 털어내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웅진홀딩스는 올해 상반기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 위해 7일 매각 주간사회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에는 웅진코웨이가 국내 시장 점유율 선두를 지키고 있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렌털 사업 등 환경가전 사업이 포함된다. 그러나 화장품 사업과 웅진코웨이 자회사인 웅진케미칼 지분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다.

1989년 설립된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1999년부터 이 제품을 활용한 렌털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여 급성장했다. 지난해 1조7000억 원 매출에 영업이익률 14%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매출 가운데 환경가전 사업이 차지하는 몫은 1조5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웅진홀딩스는 이번 매각 대금으로 부채 부담을 덜고 재무구조를 정상화할 계획이다. 현재 웅진홀딩스는 웅진코웨이 지분 28.37%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성공하면 1조 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웅진그룹은 2011년 매출액 6조1000억 원, 영업이익 4300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약 20% 성장했다. 하지만 사업 다각화를 위해 2007년 극동건설, 2010년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그룹의 재무구조가 나빠졌다. 건설경기 부진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 인수에 들어간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2010년 9월 웅진코웨이 지분 3.2%를 팔아 1057억 원을 확보했고, 2009년 11월에는 윤석금 회장 지분 1.69%를 매각해 469억 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1980년 출판업을 시작으로 사업을 일으킨 윤 회장은 과거에도 코리아나화장품을 매각하는 의사결정을 통해 정수기 렌털 사업에 뛰어드는 승부수를 던져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재계와 금융계 일각에서는 과연 이번에 웅진그룹이 제값을 받고 웅진코웨이를 팔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태양광 사업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 측은 “지난해 태양광 시장의 업황 부진에도 태양광 산업에서 5000억 원의 매출에 100억 원 이상의 세전(稅前)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태양광 사업을 ‘글로벌 톱3’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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