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 장인, 12시간 걸려 2000만원대 가방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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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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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서 제작시연회… 만든 제품은 현장판매

구치 소속 장인이 ‘구치 1973백’의 가죽 모서리를 마무리하고 있다. 1973백은 1973년에 나온 숄더백을 리메이크해 올 가을에 내놓은 것이다. 가격은 625만 5000원. 구치코리아 제공
구치 소속 장인이 ‘구치 1973백’의 가죽 모서리를 마무리하고 있다. 1973백은 1973년에 나온 숄더백을 리메이크해 올 가을에 내놓은 것이다. 가격은 625만 5000원. 구치코리아 제공
‘다르륵 다르르륵.’

21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구치 매장. 재봉틀 소리가 요란했다. 4명의 장인(匠人)이 가방 만드는 과정을 선보이는 중. 이들은 미리 잘라 놓은 가죽을 재봉틀로 꿰매고 망치로 두드리고 가죽의 가장자리 부분을 인두로 지진 뒤 사포로 문지르는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해 가방 한 개를 완성했다. 이렇게 하는 데는 8∼12시간이 걸린다.

장인들의 ‘작품’은 현장에서 팔리거나 예약한 고객에 전달됐다. 싸게는 수백만 원, 비싸게는 수천만 원에. 붉은색 악어가죽으로 만든 ‘스터럽백’은 2895만 원, 검은색 도마뱀가죽으로 만든 ‘구치 1973백’은 625만5000원이다.

구치는 브랜드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이날 행사를 열었다. ‘구치 가방은 수십 년 가죽 일을 해온 장인이 직접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한국을 찾은 장인 가운데 최고령자는 14세부터 구치에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해 올해로 38년간 일한 52세의 남성이었다. 구치는 최고경영자(CEO)와 수석디자이너를 빼고는 소속 임직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

구치의 장인들은 보통 15∼20년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구치 측은 “최근에는 젊은 장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일종의 직업학교인 ‘알타 스콜라 펠레테리아’를 통해 장인을 길러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행사는 21∼24일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진행되며 27일부터 사흘간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터시티점, 다음 달 1일부터 사흘간 서울 현대백화점 목동점을 순회하며 진행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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