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리포트]금융권 수수료 꼼수 인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3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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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 은행, 카드 회사들이 여론에 떠밀려 수수료 인하방침을 줄줄이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색내기용 꼼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정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늘부터 주식거래수수료를 0.0054%, 지수선물 거래수수료는 0.00044% 낮추기로 했습니다.

이 회사를 통해 지수선물을 거래하는 투자자가 기존에 수수료로 10만 원을 냈다면, 앞으론 9만9956원을 내게 됩니다. 44원 떨어진 것입니다.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한 해 6조에서 9조 원에 이르는데, 수수료 인하 폭은 소숫점 다섯 자리 수준입니다. 시민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입니다.
“증권사들이 개미들에게 부담을 떠넘겨서 배를 불리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수수료 인하 기간도 논란입니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예탁원이 수수료를 안 받는 11, 12월 두 달 동안만 수수료를 낮춰주겠다는 겁니다.

거래소와 예탁원의 수수료 면제 혹은 인하는 2005년부터 연말이년 매년 있었던 이벤트입니다. 연례행사가 올해는 금융권 수수료 인하로 포장된겁니다.

은행,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내용도 꼼꼼히 들여다보면 꼼수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소액 인출이나 송금 수수료는 놔두고, 10만 원 이상 타행 송금 수수료만 낮췄기 때문입니다.

카드사도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수익 보전을 위해 고객에게 주던 포인트 혜택을 축소키로 했습니다.
카드사 포인트로 주유소나 놀이공원, 영화관 등에서 받았던 할인 혜택이 사라지거나 크게 줄게 됐습니다.
“금융사들이 예대마진이나 수수료로 수익의 대부분을 내는 구조적인 상황에서 시민들이나 여론의 소리에는 귀를 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증권, 은행, 카드사가 챙긴 수수료 수익만 19조 원.

수수료를 내려달라는 여론이 들끓지만 금융사들의 대응은 눈 가리고 아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우정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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