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음란물 접속 증가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7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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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을 통해 해외 성인 사이트에 접속한 뒤 음란 동영상을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이동통신사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7일 "해외 성인물 사이트에 접속하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트래픽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접속량이 많은 사이트를 찾아보니 외국의 성인 사이트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게 이통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접속량이 많은 사이트로는 'xv○○○○○.com', 'sp○○○○○○○.com' 등이 꼽힌다. 모두 해외에 소재한 사이트들이다. 이들 사이트는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 음란물까지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외국 야동(야한 동영상)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런 해외 사이트를 추천하는 글이 다수 발견된다. 해외 성인 사이트에는 국내에서 한창 유행하다가 지금은 유통이 금지된 동영상들도 종종 올라와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해외 사이트 접속은 19세 이상 인증 절차조차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 미성년자들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어 사회적으로도 문제다.

스마트폰을 통한 해외 성인 사이트 접속은 건전한 무선 인터넷 환경을 저해하지만, 이를 통제할 방법은 없다. 해외 사이트는 국내 사업자가 아니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비롯한 관련 당국이 행정조치나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불가능하다.

과거 이통사가 네이트(SKT), 쇼(KT), 오즈(LGU+) 등 무선포털을 통해서만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는 사전에 콘텐츠 등록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음란 동영상의 유통을 손쉽게 제한할 수 있었다.

티(T)스토어나 올레마켓 등 애플리케이션 장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음란물을 차단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부터 T스토어에서 성인용 콘텐츠 항목인 '핫 존(Hot Zone)' 서비스를 아예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무선 인터넷망이 개방된 지금은 웹 접속을 통해 이동통신회사의 사전 협조 없이도 자유롭게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을 틈타서 음란 동영상 사이트 접속이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스마트폰을 통한 청소년의 유해물 접근을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불법 음란 사이트를 차단해주는 프로그램인 '그린아이넷'과 같은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파법과 전기통신사업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의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해 6월 국회 임시회에서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상정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음란 동영상 사이트의 유행은 무선 인터넷망 개방이 진행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미 예견됐던 사회 문제"라며 "음란물은 중독성까지 있어 데이터 트래픽 폭증 측면에서도 문제"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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