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외환銀 인수가격 최대 깎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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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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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상반기 5000억 배당
“기존 인수대금 다 줄순 없어”… 추가배당 제한조건 추진

하나금융은 최근 론스타의 고배당 논란을 계기로 론스타와 벌이고 있는 외환은행 인수협상을 단순히 ‘계약 연장’이 아니라 인수가격 인하, 추가배당 제한 등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바꾸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론스타의 고배당을) 솔직히 예상 못했다”라며 “(협상에서) 가격을 최대한 낮춰볼 것”이라고 밝혔다. 론스타가 올 상반기에만 5000억 원 가까운 거액을 빼나가는 상황에서 기존 인수대금 4조6888억 원을 그대로 다 지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론스타는 올 3월 연말 결산배당과 7월 중간배당으로 총 7765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외환은행 주가가 지난해 계약 당시 주당 1만3000원대에서 현재 9000원대 수준으로 20% 이상 떨어진 점도 하나금융이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이유다.

하지만 론스타는 하반기에 들어올 현대건설 매각대금 9000억 원은 기존 인수대금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익이므로 가격 인하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론스타도 결국 일정선의 가격조정은 받아들일 테지만 관건은 ‘얼마만큼’ 깎느냐”라고 했다.

론스타의 추가배당을 막는 계약조건을 설정할지에도 눈길이 쏠린다. 지난해 계약 당시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2010년 연말결산 배당 규모를 주당 850원까지로 제한하고 ‘배당을 하려면 인수후보자와 상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조건을 뒀다. 하나금융으로서는 론스타의 올 하반기 추가배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번에도 배당을 제한하는 조건을 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론스타가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관심사였던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경영참여는 어려워졌다. 하나금융은 지난 한 달여의 계약연장 협상과정 내내 선(先)지분 인수를 두고 론스타와 줄다리기를 벌였다. 지분을 일부라도 인수해 주주로서 외환은행 경영 참여를 주장하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선지분 인수는 양측의 견해 차이로 무산됐고, 그 대신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51.02%를 담보로 잡히고 하나은행과 1조5000억 원 대출계약을 맺어 자금을 조달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경영에 참여할 근거가 사라진 셈이다. 김승유 회장은 “선지분 인수가 어려워지면서 론스타가 배당을 더 챙긴 것 같다”며 “그렇다고 협상이 전보다 어려워졌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계약 성사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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