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쥐머리 새우깡’ 이후 잇단 위생사고… 신라면블랙 사건 있기까지

동아일보 입력 2011-06-28 03:00수정 2011-06-2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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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고객안심” 소비자에 무심
농심은 ‘내 건강을 위하여’ ‘건강을 위하여 우골의 영양을 담았습니다’ 등등 건강을 앞세워 ‘신라면BLACK(블랙)’을 홍보해 왔다. 신라면블랙의 홍보 문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허위·과장광고로 판정받았다.

농심은 2008년 충격적인 ‘쥐머리 새우깡’ 사건 이후 지난해까지도 여러 제품에서 잇따라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위생 관리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 소비자 건강에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쥐머리 이어 나방, 쌀벌레까지

농심이 일으킨 대형 식품사고는 2008년 발생한 일명 ‘쥐머리 새우깡’ 사건이다. 2008년 1월 노래방 새우깡에서 쥐머리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돼 큰 충격을 줬다. 논란이 커지자 농심은 그해 3월 18일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새우깡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생산한 새우깡도 회수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2012년까지 소비자 불만 제로(0)를 목표로 한 ‘고객안심 프로젝트’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고객안심 프로젝트의 핵심 내용은 △클레임 제로화 △고객 불만사항 투명 공개 △생산공장 업그레이드 등이다. 또 전문가 5명으로 식품안전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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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객 안심 프로젝트를 선언한 직후에도 식품 사고는 계속 터졌다. 2008년 6월에는 ‘짜파게티’에서 나방이 발견됐고 그해 7월에는 ‘둥지냉면’에서 애벌레가 나왔다. 지난해 8월에는 ‘쌀새우깡’에서 쌀벌레가 무더기로 나왔고, ‘새우탕’에서도 개미가 발견돼 소비자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새우탕’과 ‘육개장 사발면’에서도 각각 애벌레가 나왔다. 고객 안심 프로젝트가 가동된 지 2년이 훨씬 넘었는데도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 새우깡 회수율 7.2%, 도덕성 논란까지

일련의 식품 사고에 대처하는 농심의 태도는 도덕성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농심은 새우깡에서 쥐머리가 발견되자 해당 소비자에게 쥐머리를 “단순한 탄수화물 덩어리”라고 주장하며 라면 3박스를 주고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 결국 소비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고했고 식약청이 이 사실을 발표했다. 그사이 농심은 문제가 된 이물질을 아예 없애 버렸다. 이물질에 대한 성분 검사를 못하게 만든 것이다.

문제가 된 새우깡에 대한 회수율도 저조했다. 2008년 9월 식약청이 정하균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의원에게 제출한 ‘위해식품 강제회수 실시 현황 및 처리 결과’ 자료에 따르면 농심이 이물질이 발견된 새우깡을 회수한 비율은 고작 7.2%에 불과했다.

동원F&B가 2008년 3월 칼날이 들어간 동원참치캔이 발견되자 해당 제품을 36.4% 회수한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게다가 농심은 정부로부터 지시받은 회수량보다 적은 물량을 목표치로 정해 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농심의 중국 칭다오(靑島) 공장의 반제품을 받아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 전량(6만1276kg)을 회수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농심은 해당 물량의 5%인 3096kg만 회수 물량으로 정하고 4434kg을 회수한 뒤 목표를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 ‘쥐머리 새우깡’ 때 뒤로 빠진 오너

신라면블랙의 허위·과장광고를 비롯해 도덕성 논란의 중심에는 신춘호 농심 회장(79)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너인 신 회장은 ‘쥐머리 새우깡 사건’이 터졌음에도 직접 사과하지 않고 당시 전문경영인이었던 손욱 대표이사 회장이 사과하도록 했다. 전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오너가 전문경영인 뒤에 숨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손 회장은 지난해 3월 사임했다.

논란이 된 신라면블랙 출시는 사실상 신 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문제가 된 ‘우골보양식사’라는 표현을 비롯해 ‘설렁탕 한 그릇의 맛과 영양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란 각종 홍보 문구에 대해 세세하게 지시하며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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