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분양가 다이어트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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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못팔면 결국 못판다’…
분양가 낮추고 홍보 늘리고 초기계약률 높이기 안간힘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장기화하고 있지만 신규 분양에 나서는 건설·분양사들이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가를 책정하거나 분양에 앞서 1년 전부터 수요 조사에 나서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건설사 등은 미분양을 감수하더라도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높은 분양가를 고집했다. 하지만 최근 자금압박을 못 견디고 문을 닫는 건설사가 늘어나는 데다 일단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뒤처리가 만만찮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초기 계약률을 높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달 11∼13일 계약을 실시한 포스코건설의 서울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 더샵’은 계약기간에 전체 분양 물량의 80%를 팔아 치워 눈길을 끌고 있다. 요즘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초기 분양 80%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포스코건설은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분양가를 주변 시세 수준으로 책정하고 특히 선호도가 떨어지는 1층 등 일부 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3.3m²당 400여만 원 가까이 분양가를 낮췄다. 서울숲 더샵 강연석 분양소장은 “가격을 현실화한 결과 모든 가구의 분양률이 고루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의 인천 ‘계양 센트레빌’은 지난해 12월 분양에 앞서 1년 전부터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현장에 홍보관을 운영했다. 홍보관에서는 경인 아라뱃길에 인접해 교통 여건이 좋은 현장 입지를 적극 알리는 데 주력해 입소문을 냈으며 분양도 인천공항철도 개통 시점에 맞춰 실시해 계약 시작 4개월 만에 100% 분양이 마감됐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실제 가치 못지않게 소비 심리가 성패를 좌우하는 분양시장의 특성상 한 번 미분양 단지로 낙인찍힐 경우 나머지 분양물량을 처분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초기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주택업계의 마케팅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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