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넷플릭스, 애플… 뉴욕 휩쓰는 ‘IT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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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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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북적대는 애플스토어(왼쪽)와 한적한 삼성전자 제품 체험관. 젊고 활기찬 애플 매장과 달리 삼성전자 제품 체험관에는 고객들의 즐길거리가 부족해 밋밋한 분위기였다. 뉴욕=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북적대는 애플스토어(왼쪽)와 한적한 삼성전자 제품 체험관. 젊고 활기찬 애플 매장과 달리 삼성전자 제품 체험관에는 고객들의 즐길거리가 부족해 밋밋한 분위기였다. 뉴욕=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최근 미국 뉴욕에서 만난 배상범 KOTRA 뉴욕사무소 차장은 “뉴저지에서 맨해튼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출퇴근길이 넷플릭스 덕분에 즐겁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미국의 온라인 영화 대여업체로, 우편을 통한 DVD 대여 서비스를 하다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눈길을 돌려 지난해 2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배 차장이 자신의 애플 ‘아이패드2’를 꺼내 보여주는 넷플릭스 화면은 알라딘에 나오는 ‘지니의 요술램프’ 같았다. 미국 드라마와 영화들을 온라인으로 마음껏 보는 데 불과 월 8.55달러(세금 포함). 넷플릭스는 그동안 온라인과 오프라인(우편으로 DVD 배달)을 모두 이용하는 가격으로 월 9.62달러를 받다가 지난해 11월부터 일종의 가격차별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온라인만 이용하는 경우 1달러 정도 가격을 내리고, 기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이용하면 1달러 올린 것이다. 온라인 전용 서비스의 경우 넷플릭스는 배송비를 줄이고, 온라인 이용이 많은 소비자는 가격인하 효과를 누리니 일석이조다.

맨해튼 시내를 걸었다. 창고처럼 텅 빈 채 문이 닫힌 미국의 대형서점 체인 ‘보더스’가 나타났다. 보더스는 아이패드와 전자책의 위세에 눌려 올해 2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맨해튼의 ‘애플스토어’와 ‘삼성전자 체험관’도 사뭇 다른 풍경을 자아냈다. 어느덧 맨해튼 5번가의 랜드마크가 된 투명유리 건물의 애플스토어는 각국 얼리 어답터들이 찾아와 애플TV와 재미난 정보기술(IT) 액세서리 등을 체험하는 놀이터 같았다.

반면 인근 타임워너센터 3층에 자리 잡아 한적한 삼성전자 체험관은 덩치 큰 3차원(3D) TV를 주로 전시한 뒤 어머니날, 아버지날 선물로 추천하고 있었다. 고객은 주로 장년층과 흑인 학생이었다. 한 미국인 손님은 “미국에서 방영되는 삼성 갤럭시탭 광고는 제품의 얇은 두께만 강조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업체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린 넷플릭스, 홈네트워킹까지 전방위로 넘보는 애플은 무서운 기세로 다양한 산업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이 같은 ‘쓰나미’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뉴요커들의 안식처였던 보더스가 을씨년스럽게 변한 모습에 번쩍 정신이 들었다. ―뉴욕에서

김선미 산업부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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