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야근 밥먹듯 해도 힘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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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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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한전 해외자원팀

한국전력 해외자원 개발처 전현오 차장(33)은 요즘 야근을 밥 먹듯 하지만 기력이 넘쳐난다. 지난해 그가 지원한 해외 자원개발 업무는 공기업 특유의 단조로운 업무와는 180도 달라서다. 한전이 발전연료로 필요로 하는 유연탄이나 우라늄 등이 모두 해외에서 나오다 보니 현지 파트너와 통화하려면 밤을 새우는 일도 많다.

그는 인도네시아어와 중국어, 영어 등 3개 외국어를 구사한다. 2007년 한전의 지역전문가 육성제도에 따라 국립인도네시아대에서 4개월간 어학연수를 받으며 인도네시아 벽촌을 누비고 다녔다. 그 덕분에 단순히 어학실력만 키운 게 아니라 동남아 경제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는 이 나라 특유의 문화와 정서까지 배웠다. 전 차장은 인도네시아 본토인은 물론이고 이곳에만 1200만 명이 살면서 막강한 경제력을 행사하고 있는 화교들과도 중국어로 소통하며 친분을 쌓고 있다.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은 최근 반텐과 치르본 지역 등에서 석탄화력발전소를 잇달아 수주하는 등 해외 인프라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전의 해외사업 역량은 이제 글로벌 금융기관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2009년 남부발전에서 연료구매를 담당하던 직원이 골드만삭스에 수억 원의 몸값을 받고 이직했다. 골드만삭스가 아시아 지역에서 자원 트레이딩 업무를 확장하면서 유연탄 구매에서 실력을 발휘하던 발전사 직원을 영입한 것이다.

한전처럼 공기업인 프랑스 전력공사(EDF)도 단순히 전기생산에만 머물지 않고 최근 해외 자원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국제 자원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DF는 해외자원 분야의 직원들에 대해선 민간 수준 이상의 파격적인 연봉을 줘 우수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한전은 EDF를 롤 모델로 삼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원가절감 차원에서 지역전문가제도를 최근 없앤 것에서 볼 수 있듯 해외사업에 대한 장기적 비전이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외주재원의 임기를 다른 공기업처럼 3년 순환보직으로 못 박아 지역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기자가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민간자원업체 주재원은 “3년이면 이제 막 업무를 파악하고 인맥이 쌓이는 시기”라며 “한전도 민간회사처럼 현지어에 능숙한 지역전문가를 장기간 주재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김상운 산업부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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