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펀드가 시장을 항상 추월하는 베스트 펀드는 아닙니다. 하지만 투자가가 자산의 일정 비율을 꼭 투자해야 하는 ‘머스트 해브(must have)’ 펀드로 만들겠습니다.”
지난달 취임한 박래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사장(55)은 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 사장은 “최근 2, 3년간 대형주 장세가 지속되면서 가치투자를 운용 철학으로 삼는 한국밸류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했다”며 “조만간 대형주 프리미엄이 줄면서 가치주가 수익을 내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위 100개 기업이 중소기업 608개에 비해 누리는 ‘대형주 프리미엄’이 1998년 이후 평균 62.5% 수준인데, 지난해 10월 131.4%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형주 프리미엄은 기업 실적이 크게 증가할 때 나타난다”며 “지난해 상장기업 이익은 전년보다 39% 늘었지만 올해와 내년은 12, 13% 늘어나는 데 그치기 때문에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사장은 “최근 성적이 저조하다고 운용 철학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며 “오히려 가치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환매 제한 기간을 5∼10년으로 더 늘린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밸류운용은 현재 국내 펀드 중 유일하게 3년 이내에 환매하면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는 장기 환매수수료 기간을 두고 있다. 그는 “남들은 우리 보고 고집이 세다고 하지만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 우리는 겸손한 기업”이라며 “리서치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고 급변하는 국내외 금융·산업 환경에 대한 연구도 철저히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올해 퇴직연금펀드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퇴직연금펀드에서 단일펀드로 2위 규모인 ‘한국밸류 10년투자 퇴직연금 1호’를 연내 1위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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