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美법인 3등급 ‘경영부실’ 망신살

  • 동아일보

연방예보공사서 예비 통보… LA한미銀 인수 무산 가능성

우리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이 최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검사 등급 ‘3등급’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비’ 통보를 받았다.

경영이 부실하다는 의미의 3등급을 받게 되면 통상 FDIC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체결하고 경영 감시를 받게 된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경영상의 ‘족쇄’가 되는 MOU 체결을 막기 위해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의 추가 증자와 부실정리 등을 FDIC에 약속했다.

9일(현지 시간) 미국 금융계와 한국 금융감독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부실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FDIC는 2월 말 은행 임원진에게 부실이 너무 심해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3등급’을 받게 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FDIC의 확정된 등급은 이르면 이달 말경 통보될 예정이다. 3등급이 확정되면 우리금융이 미국 진출 확대를 위해 추진해온 미 서부지역 동포은행인 LA한미은행 인수가 무산된다. 현재 우리은행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인수 승인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또 3등급을 받아 FDIC와 MOU를 체결하게 되면 경영개선 목표의 이행 실적을 보고해야 해 은행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6일 본부장들을 FDIC에 보내 추가증자, 부실대출 정리, 신용평가시스템 개선을 위한 외부 컨설팅 실시 등을 약속했다. 우리금융은 작년 말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부실 정리를 위해 이미 7000만 달러의 증자를 실시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미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상가, 주유소, 세차장 등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실화로 작년에만 1782만 달러의 영업 손실을 봤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이 MOU 체결만은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그러나 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조용흥 우리아메리카은행장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 없이 FDIC에 선제적으로 경영개선에 대한 의지와 계획을 밝혔다”고 말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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