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많은 그룹 37곳 구조조정 추진

  • 동아일보

현대車 등 주채무계열 지정… 현대그룹은 평가대상서 빠져

현대자동차와 삼성, SK 등 금융회사에 빚이 많은 기업집단(그룹) 37곳이 ‘주채무계열’로 지정됐다. 채권은행들은 이들 그룹의 재무상태를 평가해 문제가 있는 곳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하게 된다. 주채무계열은 금융회사 채무가 일정 금액 이상인 그룹을 대상으로 주채권은행이 신용위험을 집중 관리하는 제도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현재 금융권 채무가 1조3962억 원 이상인 그룹 37곳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1조3962억 원은 2009년 말 현재 금융권 전체 채무 1396조2000억 원의 0.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주채무계열이었으나 다른 그룹으로 편입된 현대오일뱅크, 대우인터내셔널, 현대건설 3곳과 채무가 감소한 현대그룹, 애경그룹 2곳은 올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분리된 대우건설이 새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전체 주채무계열은 지난해 41곳에서 37곳으로 4곳이 감소했다.

주채무계열 37곳의 금융회사 부채는 238조7000억 원으로 2010년 말 전체 금융권 채무 1462조2000억 원의 16.3%를 차지했다. 특히 현대자동차 삼성 SK 현대중공업 LG 등 상위 5개 주채무계열의 채무는 99조 원으로 6.8%에 이르렀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15개 그룹의 주채권은행이었고, 산업은행(8개) 하나은행(4개) 신한은행(4개) 외환은행(3개) 국민은행(2개) 농협(1개) 등이 뒤를 이었다.

주채권은행은 이달 말까지 해당 그룹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5월 말까지 재무구조가 취약한 곳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정기적으로 약정 이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41곳 가운데 8곳이 채권단과 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한편 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며 지금까지 체결을 하지 않은 현대그룹이 올해에는 재무평가 대상에서조차 빠진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돼 재무평가 대상에서도 빠지게 됐다”며 “현대그룹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채권단에서 추가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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