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브라질 고속철 수주경쟁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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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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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업단 “대형 건설사 1, 2곳과 이달중 MOU”
롯데 등 4개사 컨소시엄 이탈… 입찰에 영향없어

한국이 브라질 5대 건설사 중 한두 곳과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의 관건인 브라질 대형 건설사를 선점함에 따라 수주 경쟁에 청신호가 켜졌다.

5일 브라질고속철도 한국사업단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한국사업단은 브라질 5대 건설사 중 한두 곳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의를 마쳤다. 이미 MOU 초안을 작성했으며 이달 중순에 MOU를 맺을 예정이다.

브라질 건설사가 시공의 80% 이상을 맡아야 하는 입찰조건에 따라 브라질 건설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은 필수다. 사업단 관계자는 “브라질 정부가 비공식으로 ‘5대 건설사의 컨소시엄 참여가 사업자 결정의 핵심 요건’이라고 밝혀 온 만큼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사업단은 지난해 브라질 건설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중소업체에 불과했다. 일본 프랑스 스페인 중국 등 경쟁국은 아직 브라질 대형 건설사와 접촉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브라질 대형 건설사들은 한국이 계획, 설계부터 시스템, 운영까지 포괄하는 역량을 갖췄고 기술 이전, 자금 투자, 수출금융 지원 등을 제시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은 직접투자는 하지 않고 차량 및 운영시스템 납품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단 관계자는 “브라질 유력 건설사와 삼성SDS, LG CNS, 현대로템 등 한국의 차량, 시스템 업체를 주력으로 컨소시엄을 재편할 것”이라며 “한국 측 건설사의 역할이 제한적인 만큼 단순 시공보다는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건설 자문 역할을 할 국내 대형 건설사의 전략적 참여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롯데건설 현대엠코 등 4개 건설사의 컨소시엄 이탈 등 악재에 정부와 사업단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의 주도권이 관 주도에서 민간투자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입찰조건을 감안한 전략적 판단에 따라 운영주체가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컨소시엄에 큰 도움은 안 되고 의사결정에 걸림돌이 됐던 중견 건설사들이 적절한 시점에 빠진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정부와 외신에 따르면 11일 예정된 컨소시엄 입찰은 한 차례 연기될 것이 유력하다. 만약 연기될 경우 한국을 비롯한 각국 컨소시엄이 원점에서 다시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와 사업단은 낙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진사태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고 중국도 토목공사를 위주로 생각했던 터라 경쟁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KTX 탈선 등 사고가 끊이지 않은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중국 정부가 막대한 금융지원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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